형 아직 안 죽었다…‘최고령 100타점’ 최형우의 쌩쌩한 해결사 본능[스경x현장]

배재흥 기자 2024. 9. 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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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가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홈런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형우가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홈런을 친 뒤 주루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득점권에 강한 타자들이 있다. 흔히 ‘해결사’라고 불리는 선수들이다. 타석에 서는 것만으로 기대감을 주는,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쌩쌩한 최형우(41·KIA)에게 잘 어울리는 수식어다.

최형우는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에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5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러 팀의 15-13 승리를 이끌었다. 난타전 양상으로 치달은 이날 경기의 득점 포문을 최형우가 열었다. 1회초 1사 2·3루에서 희생 플라이로 팀에 선취점을 안긴 최형우는 2-2 동점이던 2회초 4-2로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쳤고, 9-12로 뒤처진 6회초엔 선두 타자로 나가 추격포를 터트렸다. 이 홈런으로 올시즌 100타점째를 채운 최형우는 나아가 14-12로 앞선 9회초 쐐기 적시타까지 날렸다.

KBO리그 역대 최고 타자를 꼽으라고 한다면, 기준에 따라 여러 선수의 이름이 거론될 수 있다. 적어도 타점 부문에서만큼은 최형우가 최고다. 그는 지난해 이승엽 두산 감독(1498타점)을 뛰어넘어 KBO리그 최초 1500타점 고지를 밟아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새겼다. 올핸 LG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에 이어 두 번째로 100타점을 돌파했다. 이로써 최형우는 2022년 타점 101개를 수확했던 이대호(40세3개월12일)를 제치고 단일 시즌 100타점을 달성한 최고령 선수(40세8개월15일)가 됐다.

지난해 KBO리그 최초 1500타점을 달성한 최형우가 심재학 단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1983년생 최형우는 마흔 살이 넘은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선두 KIA의 중심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31일까지 103경기 타율 0.282, 21홈런, 101타점, OPS 0.874를 기록 중인데, 단연 빛나는 순간은 득점권에서다. 올시즌 KIA의 득점권 타율은 0.309로, 리그 1위다. 최형우의 득점권 타율은 0.338, OPS는 1.000이다. 베이스에 주자가 가득 찬 만루 타율은 0.526에 달한다.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하지만, 간혹 구멍이 생긴 좌익수 자리에 들어가 수비도 무난하게 소화한다. 이범호 KIA 감독은 최형우의 마음가짐을 높이 평가했다. 이 감독은 “너무 감사하다. (나)성범이가 몸이 조금 안 좋으면 (최)형우가 한 번씩 나가준다.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빠지면 팀 공격력에 손실이 생기는데, 형우가 알아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고 한다”며 “고참들끼리 서로 체력을 안배하며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지금 저희 팀이 잘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최형우는 “오랜만에 100타점이 목전에 있어서 욕심이 났다”며 “막상 달성하고 보니 ‘아, 내가 아직 죽진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지었다. 내복사근 부상으로 20일간 재활했던 최형우는 “부상 부위도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관리해줘서 괜찮고, 컨디션도 좋다”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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