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과 독선 사이…윤 대통령 지지율 다시 급락

유새슬·민서영 기자 2024. 9. 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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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23%, 취임 후 두 번째로 낮아
“비판은 버텨야” 인식에 ‘마이웨이’ 누적
소신보다는 독선 이미지 고착화 우려
의료 개혁 둘러싼 여권 내 갈등도 ‘점입가경’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정브리핑에 이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역점 과제인 의료·연금 개혁 완수를 강조한 뒤에도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각 분야에서 나타난 국정운영 불변 기조가 소신보다는 독선에 가까운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의정 갈등 해법을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 대표의 충돌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윤 대통령의 ‘마이웨이’ 국정 철학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1일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30일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4%포인트(p) 하락한 23%로 집계됐다.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이자 여당의 4·10 총선 참패 직후와 같은 수치다. 부정 평가는 66%였다. 주요 긍정 평가 요인은 ‘결단력/추진력/뚝심’(8%), ‘의대 정원 확대’(5%), ‘주관/소신’(3%) 등이었고 부정 평가 요인은 ‘의대 정원 확대’(8%), ‘소통 미흡’(8%), ‘독단적/일방적’(7%) 등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극심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탄생한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부터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며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통령실은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국정운영에 반영하기보다는 ‘옳은 일’을 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조건으로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옳은 일을 하려면 여론의 비판을 버텨내야 하는데 이는 정치인으로서 매우 어려운 일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반드시 해내겠다고 강조하는 식이다.

이런 태도는 지난달 29일 생중계된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윤 대통령은 “개혁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불러온다. 개혁 과정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저는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 공백 우려에 대한 취재진의 지적에는 “의대 증원에 대해서 완강히 거부하는 분들의 주장을 말씀하신 것 같다”고 했다. 여야는 물론이고 언론도 의료계의 잘못된 주장에 경도돼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국정 방향은 옳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지지율 하락을 “대국민 홍보의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면 어느 정도의 뚝심과 고집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 누적돼온, 누구나 문제라고 인식하는 과제에 윤 대통령이 손을 댄 것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야 관계, 인사, 역사관, 정책,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등에 대한 윤 대통령의 마이웨이 국정 운영이 누적되면서 독선 이미지가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의료 개혁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여당 일부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대통령실 역시 운신의 폭은 작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의원들은 의료 개혁 관련 정부 입장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우릴 다 죽일 셈이냐” “정부 정책은 이겼으나 정치는 실패했다”는 취지로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역점 과제에 대한 여권 내부 갈등이 격화하며 윤 대통령의 비호감도는 오르고 정책 추진력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도로 정착되지 않은 정책은 일방적인 선언일 뿐인데 그것을 바라는 참모가 어디 있겠나”라며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의료 대란으로) 생명권의 위협을 받는 국민에게는 민생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말이 공허하게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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