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가 극적 승리에도 쓴소리를 한 이유… "선수들이 느꼈을 것, 더 집중해달라는 의미"

김태우 기자 2024. 9. 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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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이 수비에서 조금 더 집중력을 가져주길 바랐다. ⓒKIA타이거즈
▲ 이틀 연속 좌익수로 출장하며 팀을 위한 헌신을 보여준 최형우.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KIA는 8월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난타전을 벌인 끝에 15-13,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2위 삼성과 경기차를 5.5경기로 벌렸다. 선두 수성, 그리고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대단히 중요한 2연전이었는데 경기 내용이야 어쨌든 일단 첫 판을 잡으면서 한숨을 돌린 것이다. 삼성의 기세를 꺾을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승리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31일 경기 후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을 고루 칭찬했다. 타선에서는 10타점을 합작한 최형우 박찬호, 그리고 마운드에서는 5회부터 8회까지 3⅔이닝을 나눠들며 삼성 타선을 막아낸 곽도규 전상현을 칭찬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그 와중에서도 “공격에서는 타자들을 칭찬해주고 싶지만 실책이 실점과 이어진 부분은 반성해야 할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날 이기기는 했지만 사실 수비 쪽에서는 그렇게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날이었다. 올해 리그에서 실책이 가장 많은 팀인 KIA는 이날도 수비 집중력에서는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날 KIA는 2회 이우성의 포구 실책이 2회 6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5회에는 투수 김승현과 포수 김태군 모두 실책을 저질렀다. 그리고 7회에는 투수 곽도규가 실책을 해 역시 위기에 몰렸다. 이날 하루에만 네 개의 실책이 나왔다.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은 실책으로 한 경기 정도는 내줘도 된다. 그래도 144경기 중 한 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어차피 수준 높은 팀들이 총력전으로 맞붙는 경기라 점수가 많이 나기 어렵다. 그렇다면 실책으로 주는 1점이 굉장히 치명적이고, 그 치명적인 실점이 시리즈 전체의 명운을 가르는 발단이 될 수도 있다. 큰 경기를 앞둔 KIA로서는 수비 집중력이 계속 지적된다는 건 결코 반갑지 않다.

이범호 감독도 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어제는 투수 쪽에서 어려운 타구들이 와서 (실책이) 두 개 나왔고, 우성이 같은 경우는 방망이가 날아오니까 먼저 본인도 부상에 대한 그게(회피가) 먼저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태군이 같은 경우는 도루 저지를 하다가 뒤로 빠지는 부분이었다”면서 개별적인 실책에 대해서는 크게 질책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제 경기에서 실책이 나오며 실점이 불어난 것 그런 양상들을 보며 선수들이 느끼는 것이 있기는 바랐다.

이 감독은 “어제 하면서도 느끼는 게 큰 경기를 그렇게 경험을 많이 안 해봤던 선수들로서는 확실히 어제 경기를 통해서 좀 큰 경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한다. 어제 같은 삼성 팬분들의 함성이 정말 젊은 선수한테는 큰 위협이 됐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긴장을 하게 만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어제 많이 들었다”면서 “아마 (황)동하도 많은 것들을 느꼈을 것이다. 실수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최소한의 실수를 해줘야 한다. 어제도 아마 우성이도 그런 것들을 많이 느꼈을 건데 선두 타자의 실책이 나오니까 바로 6점을 줘버렸다.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앞으로도 제일 좀 고심해야 되는 부분이다. 큰 경기를 갔을 때 실책을 안 할 수는 없겠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좀 집중을 해 달라는 의미에서 얘기를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KIA는 이날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중견수)-김도영(3루수)-최형우(좌익수)-나성범(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우익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허벅지 쪽에 경련 증상이 있었던 나성범이 전날에 이어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최형우가 이틀 연속 좌익수로 나선다. 선발로는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에릭 스타우트가 출전한다.

▲ 에릭 스타우트는 KIA의 정규시즌 우승 가도의 마지막 퍼즐로 뽑힌다. 1일 대구 삼성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갖는다. ⓒ연합뉴스

이 감독은 스타우트에 대해 “저번에 던질 때도 100개 넘게 던졌다. 오늘도 100구까지 예상하고 있다. 100구를 던지는 데 있어서 좀 상황을 한번 보려고 한다. 힘이 몇 개쯤에서 떨어지는지 이런 것을 한번 체크해 가지고 경기를 운영할 생각이다”면서 “거기서(대만) 또 로테이션을 다 돌고 100이닝 넘게 던졌기 때문에 아마 별 문제없이 개수는 채워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이날 투구 수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최형우의 좌익수 투입에 대해서는 “너무 감사하다. 성범이가 조금 몸이 안 좋으면 형우가 한 번씩 나가주고 또 성범이가 괜찮아지면 성범이 나가고 이러는 게 나는 지금 우리 팀이 잘 되는 이유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두 선수 중에 한 선수라도 빠지게 되면 확실히 팀 공격력에 마이너스가 크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아마 선수들이 좀 더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형우를 불러서 얘기를 했더니 괜찮다고 내가 나갈 수 있다고 하니까 오늘까지만 형우가 잘 해주면 다음 주부터는 또 성범이가 나갈 수도 있고 하다. 서로 체력적으로 조금씩 안배해가면서 가는 게 지금 팀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향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최형우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엔트리 확대에 맞춰서는 스타우트를 비롯, 한승택 박준표 김민재 김민주가 1군에 등록됐다. 당초 스타우트와 박준표만 먼저 등록될 예정이었으나 전날 마운드 소모가 심해 일단 대기 차원에서 투수들을 먼저 올렸다. 이 감독은 “우리한테는 오늘 또 중요한 경기다. 투수들도 어제 또 많이 썼고 불펜 소모가 더 많았다. 우선은 최대한 투수들을 올려놓고 그러고 난 뒤에 다시 화요일이나 보고 다시 재정비를 해야 될 것 같다. 우선 투수들만 먼저 좀 쫙 올려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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