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도 '미지근'…5G 주파수 더 넓힐까, 정부 "내년 결론"

성시호 기자 2024. 9. 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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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플랜 발표로 3년간의 주파수 정책방향은 윤곽이 드러났지만, 정부는 이동통신 3사를 겨냥한 주파수 확보경쟁 촉진방안에 대해선 여백을 남겼다.

3.7~4.0㎓ 대역은 현재 이통3사가 5G용으로 점유 중인 3.4~3.7㎓ 대역과 맞닿아 있어 주목받았다.

SK텔레콤은 기존 5G 대역에서 3.72㎓까지 5G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며 2022년 주파수 추가할당을 요청하는 등 이통3사 중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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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바로 옆' 3.7~4.0㎓ 대역 배분…과기정통부 "연구 계속"
허준홍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파수정책과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 공개토론회'에서 6G 주파수 대응 및 추진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4.1.3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스펙트럼 플랜 발표로 3년간의 주파수 정책방향은 윤곽이 드러났지만, 정부는 이동통신 3사를 겨냥한 주파수 확보경쟁 촉진방안에 대해선 여백을 남겼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3.7~4.0㎓ 대역 배분은 장기간 침묵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1일 발표에 앞서 열린 취재진 설명회에서 최병택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3.7~4.0㎓ 대역 300㎒ 폭의 배분방식을 묻는 질문에 "아직까지 확정된 게 없다"며 "올 하반기 연구반을 구성해서 내년 상반기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 여부와 매물 형태 모두 결정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열린 스펙트럼 플랜 토론회에서도 과기정통부 당국자는 "중장기 철학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할당공고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3.7~4.0㎓ 대역 추가할당 여부는 별도로 발표하겠다"며 말을 아낀 바 있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에선 과기정통부가 300㎒ 폭을 3등분해 경매에 부치거나 고액으로 입찰한 이통사에게 더 넓은 주파수 폭을 제공할 것이라는 등의 관측이 무성했지만, 과기정통부는 이후로도 배분방법을 밝히지 않았다.

5G 주파수 할당현황과 추가공급 검토대역/그래픽=임종철

정부의 고민이 깊은 이유로는 최근 추가 주파수 확보에 미온적인 이통3사의 투자심리 변화가 꼽힌다. 차기 통신규격을 처음 도입하면서 각자 사활을 걸고 조 단위 '빅 베팅'을 이어가던 2018년 5G 주파수 경매와 달리 현 시점에선 이통3사가 지갑을 열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5G 도입 이후 기대에 못 미친 트래픽(통신량) 증가폭은 이통3사의 소극적인 태도를 초래하는 요소 중 하나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월별 국내 무선 데이터트래픽은 5G 상용화 직전인 2018년 12월 39만5325테라바이트(TB)였다가 지난해 3월 100만TB를 넘긴 뒤 올 6월 109만4419TB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무선트래픽 폭증으로 통신품질이 나빠진다면 주파수 확장이 필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이통3사가 대규모 주파수 확장에 나설 동기가 부족한 셈이다.

2026년으로 다가온 3G·LTE 주파수 할당 만기, 2029~2030년으로 점쳐지는 6G 상용화도 업계의 셈법을 복잡하게 한다. 특히 6G는 주파수 경매와 통신장비 도입에 거액의 지출이 예상돼 이통3사는 자금비축 필요성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주파수 경매 때 정부가 정하는 할당기간이 통상 10년인 탓에 차기 통신규격용 주파수 경매는 업계에서 통상 '10년을 좌우하는 전쟁'으로 불린다.

주파수 할당대가를 주요재원으로 삼는 정보통신진흥기금(정진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이 감소세를 보이는 탓에 정부는 주파수 신규할당을 마냥 미룰 수 없는 실정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방발기금과 정진기금은 전년보다 각각 15.4%, 11.7% 감소한 1조2527억원, 1조3797억원으로 예상된다.

3.7~4.0㎓ 대역은 현재 이통3사가 5G용으로 점유 중인 3.4~3.7㎓ 대역과 맞닿아 있어 주목받았다. 3.6~3.7㎓ 대역을 받은 SK텔레콤은 손쉽게 주파수를 확장할 수 있고, KT·LG유플러스도 비인접 주파수를 묶어쓰는 주파수집성(CA)기술로 이용 주파수 폭을 넓힐 수 있다.

SK텔레콤은 기존 5G 대역에서 3.72㎓까지 5G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며 2022년 주파수 추가할당을 요청하는 등 이통3사 중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였지만 최근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6월 5G 주파수 추가할당 수요가 여전한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전에 (그런) 주장을 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렀다"며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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