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후임 두고 조태열 외교장관이 왕이 외교부장에게 한 말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오늘(1일) 오전 KBS 1TV 생방송 일요진단에 출연했습니다. 한미일 3국 협력과 미국, 일본의 리더십 교체, 북한 비핵화와 한중 관계,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장관은 한중 관계가 개선 흐름에 있고 한중 정상회담도 논의 중이라며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개최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와 관련해 강제성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합의했다면 외교부 장관직에서 사표를 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미일 정상회의는 올해 안에 개최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 "한중 정상회담 논의 중…내년 APEC 정상회의 때 개최 기대"
지난 5월 한일중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고위급 교류가 잇따르면서 한중 관계가 개선 흐름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현장에서 (한중 관계가 달라진 것을) 느끼고 있다"며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고,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방중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선 "우리 대통령이 그동안 6번 중국을 갔고 시진핑 주석은 딱 한 번 왔는데,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시 주석이 먼저 오셔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모멘텀이 기회를 만들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 '싱하이밍' 후임 두고 조 장관이 왕이 외교부장에게 한 말은?
한중 관계 개선은 이른바 '베팅 발언'으로 논란이 된 싱하이밍 전 주한중국대사가 7월 초 귀임하면서 더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이 후임 주한중국대사로 누구를 보내느냐에 관심이 쏠리는데, 중국이 북한에 '차관급' 대사를 보내면서도 우리나라엔 그보다 격이 낮은 인사를 보낸 관례를 바꿀지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태열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날 기회에 간접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장관은 "비중 있는 인사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왕이 부장에게 이야기했다며, 이 언급에 대해 왕이 부장이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중국이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정도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조 장관은 "중국 쪽에서 고심하고 있는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조 장관은 "특정 인사가 한중 관계를 좌우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그런 정도의 배려,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정할 일이지만 우리의 관심을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는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 장관은 또 "중국하고 북한이 조금 불편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리고 그 정황 증거도 확인하고 있다"며 "여러 변화 요인을 잘 활용해서 대북 관계에서 지렛대(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중국을 좀 더 견인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강제성 확인 못 한 상태에서 사도광산 등재 합의했다면 사표 내야"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합의해 준 것이 '굴욕 외교'란 비판과 관련 해선 "협상에서 (강제성 명시를) 포기했거나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합의했다면 외교부 장관직에서 사표를 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장관은 "(강제성 명시를) 확보한 것은 주머니에 챙겼고, 전시물의 내용을 확 끌어올리는 데 협상력을 집중해서 등재 이전에 전시까지 했다"며 "100% 만족스럽진 않지만, 군함도에 비해 퀄리티가 올라간 전시물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장관은 '강제성이란 표현이 더 명확히 들어갔어야 한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선 "문서에 들어간 거 확인하면 되는 거지 그걸 내 입으로 또 강제란 말을 꼭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거기에 협상에 치중하면 또 다른 전시물의 내용은 형편없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한미일 정상회의 올해 안 개최…미일 리더십 교체에도 3국 협력 큰 변동 없을 것"
한미일의 '캠프데이비드 정상 회의'가 1년을 맞은 것과 관련 해선 "추가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당국이 협의 중"이라며 "곧 소식을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안에 만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럴 거 같다"고 답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정상이 교체될 경우, 한미일 협력이 약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관련 해선 "한미일 모두 3국 협력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이미 정상회의에서도 합의했으니 미국과 일본의 정상이 교체되어도 큰 변동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번 주 방한할 예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태열 장관은 "최종 조율 중"이라며 "한일 관계의 미래를 위해서 또 중요한 협의를 할 마지막 기회를 갖고 싶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미국이 북한 핵 용인? 절대 그럴 일 없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강 정책에서 '북한 비핵화'가 빠진 것에 대해선 "정강 정책이 정부 출범 이후에 그대로 이행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정강 정책은 정당의 문서이고 구체적인 정책은 출범한 이후에 여러 가지 내부 검토를 거치고 또 관련국과 협의를 해서 구체화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 장관은 "비핵화 협상이 현실성이 있냐는 우려는 북핵 고도화 현실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데 정책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비핵화는 용인할 수 없는 문제고, 어떤 형태로든 기회가 있을 때 포착을 해서 계속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조 장관은 미국 새 행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새로운 리뷰 하고 정책이 구체화 될 것이라며, 새 행정부에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전달하고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장관은 특히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와 관련 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겉으로는 협상하는 걸 홍보했지만, 일관성 있게 지켰던 하나는 대북 제재 완화나 포기를 언급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내심으론 대북제재가 유일한 협상 지렛대라는 걸 아는 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사라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과 관련 해선 "올해 안에 대체 조직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며 "모니터링 측면에서 전문성이 더 강화되고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측면이 있어서 잘 운영되면 효과와 기능은 더 나아질 측면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 "임기 내 주요7개국(G7) 플러스(+) 가입이 목표"
조 장관은 남은 임기 가장 중요한 목표로 주요 7개국(G7) 플러스(+) 가입을 꼽았습니다.
조 장관은 "G7 플러스 가입을 멀지 않은 장래에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임 기간 중에 G7+ 후보국으로써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싶다"며 "외교 정책의 수준을 G7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우리 정책의 일관성도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국력에 걸맞은 역할도 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G7이 한국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 학계를 중심으로 최근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한국과 호주를 주요 7개국(G7)에 새로운 회원국으로 포함시켜 G7의 위상을 G9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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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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