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트럼프 알링턴 국립묘지 처신 공격 “정치적 장소 아냐”
“성스러운 장소를 정치적 쇼 위해 모독”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참배 당시 행적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성스러운 장소를 정치적 쇼를 위해 모독했다”고 비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서 “부통령으로서 나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여러 차례 방문하는 특권을 누렸다”면서 “그곳은 엄숙한 곳이고 미국을 위해 궁극적인 희생을 치른 미국의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하나가 되는 곳이다. 정치를 위한 곳이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 3주년을 맞은 지난달 26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 등의 규정을 위반해 묘지 내에서 참배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제지하는 묘지 관계자들과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에게 이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는 전사한 군인들을 ‘멍청이’ ‘루저’ 라고 불렀다”며 “그는 자신을 위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퇴역군인과 이들의 가족, 군인들은 절대 폄훼되지 않고 최고의 존경과 감사로 대우받아야 한다는 것은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모두 동의할 한 가지”라며 “이런 단순하고도 성스러운 의무를 지키지 못하는 이는 다시는 미국 대통령 직인 뒤에 서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캠프가 미군 13명이 숨진 카불 공항 테러가 해리스 부통령 시절 발생한 점을 부각하려 했으나 오히려 묘지에서의 태도 논란으로 역풍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오는 10일 ABC방송이 주최하는 첫 대선 TV토론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양측의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당시 사진 촬영은 유가족의 요청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도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육군은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트럼프 캠프 인사들이 묘지 관계자를 갑자기 밀치고 부당하게 공격했다고 전했다. 육군은 트럼프 캠프가 묘지에서 정치적 활동을 명백하게 금지한 연방법과 육군 규정 국방부 정책에 대해 인지했음에도 정치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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