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학력평가원 필진 “좌파가 수십년간 방송 진출···이승만·박정희 융단폭격”

탁지영·김원진 기자 2024. 9. 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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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력평가원 필진인 이병철 문명고등학교 역사 교사가 2022년 8월26일 (사)역사연구원 제7차 학술세미나에서 발제한 자료 갈무리.

한국학력평가원 필진 중 한 명인 이병철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 역사 교사가 한 학술세미나에서 “좌파 성향의 인물들이 수십년간 방송 미디어에 진출해 각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건국 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부에 관해서는 거의 융단폭격 하듯 비난하는 것이 다수”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학력평가원은 최근 교육부의 초·중·고등학교 검정교과서 심사를 통과한 출판사 중 한 곳이다 . 역사 교과서 검정을 처음으로 통과했으나 친일 기술 등으로 인해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됐다.

1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2022년 8월26일 (사)역사연구원 제7차 학술세미나 자료집을 보면, 이 교사는 발제자로 참여해 ‘TV의 역사 교양 프로그램을 통한 역사 지식의 전달·소비 실태와 문제점’을 발표했다. 이 교사는 공중파(KBS·MBC·SBS), 종합편성채널(JTBC·TV조선·채널A·MBN), 케이블(TVN)에서 방영된 역사 교양 프로그램 중 5개를 선정해 해당 프로그램에 강연자로 나온 역사가들이 역사를 어떻게 전달하는지를 분석했다.

이 교사는 “역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대중 역사가의 편향적인 문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면서도 MBC <선을 넘는 녀석들>에 대해선 “한국 현대사 관련 주제의 내용은 대체로 당시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부 시기 어두운 면과 주요 사건들을 주로 다루며 이들 정부 시기 경제 발전 및 성과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이 교사는 “여운형·김구 암살, 친일 경찰, 4·19 군사 정변, 10·26 사태,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과 관련된 주제로 방영됐으며 이승만·박정희 정부의 성과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는 등 편향적인 자세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교사는 한국 현대사에서 역사 교양 프로그램 기획자와 강연자들의 편향된 의식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현대사를 상징하는 주요 사건으로 독재와 민주화 탄압, 인권 침해 그리고 경제 발전 속에 가려진 민중의 삶 등을 강의 주제로 많이 다룬다”며 “이른바 민중 사관이 대중의 마음을 자극하면서 시청률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기 어려운 현실적 조건에서 대부분 역사 교양 프로그램은 경제 발전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경제 성장이라는 정부의 성과를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며 “대중 역사가들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부의 과에 대해서만 크게 부각하면서 이들 정부에 대해 최소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조차 대중에게 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교사는 “좌파 성향의 인물들이 수십년간 방송 미디어에 진출해 각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화 세력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시기에 기득권 우파에 대한 저항이 미디어를 통해 자유롭게 발산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방송 미디어를 활용하여 국민 여론을 바꾸고 정부를 흔들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방송 미디어를 통해 좌편향된 교육을 학생에게 심어 대한민국의 국가관과 자유 시장 체제를 뒤엎고 좌파 중심의 국가 주도 체제를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PD, 작가 등 관계자들이 편협한 주제의 내용을 계속해서 제작하는 저의에 TV 미디어를 활용하여 좌파 역사관을 대중에게 심어 대한민국을 좌파 세력의 국가로 만들려는 의지가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이에 대항하여 대중에게 좌파들이 주장하는 민중 사관의 실체를 쉽게 알려야 하고 대한민국이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배경인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긍정적인 면을 지속해서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2일 e메일을 통해 “지인 선생님으로부터 부탁을 받아 글을 한 번 기고한 것 외에 역사연구원의 어떤 세미나에도 참석하거나 활동한 적 없다”며 “역사연구원을 통해 교과서를 준비한 적도 없으며 지금 집필한 교과서와는 완전히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편향된 뉴라이트의 역사관을 신봉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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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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