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공·사 깔끔한 배우?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니까요”[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4. 9. 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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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강우, 사진제공|디즈니+



배우 김강우는 업계 내에서 공과 사 모두 깔끔한 배우로 인정받는다. 촬영현장과 집만 오가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오랫동안 배우로서 걸어오면서 구설 하나 없는 이유다.

“전 제 직업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요. 직장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직장에서 퇴근하면 전 그냥 중년 남성이자 아이들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니 집과 직장만 오가는 거죠. 계산한 게 아니라 제가 편해서 그렇게 된 거예요. 제가 남들보다 배터리(체력)가 약하거든요. 그래서 일 끝나고 사람들과 놀기까지 하면 힘들어요. 제가 내성적이라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배터리가 약해서 그렇더라고요. 또 공사 깔끔한 건 제가 겁이 많아서 그렇고요.”

김강우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OTT플랫폼 디즈니+ 시리즈 ‘폭군’을 내놓은 소감과 배우로서 느끼는 다양한 욕심들을 공개했다.

배우 김강우, 사진제공|디즈니+



■“김선호와 두번째 호흡, 동지애 생겼어요”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김강우는 극 중 ‘폭군프로그램’을 빼앗으려는 미국 측 정보요원 ‘폴’로 분해 최국장 역의 김선호와 ‘구강 액션’을 펼친다.

“김선호와 전 액션도 없이 둘이 앉아서 대사로만 핑퐁을 주고 받아야 해서 더 힘들었어요. 또 두번째 호흡하는 터라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하는데, 그건 앙상블 밖에 없더라고요. 김선호가 워낙 잘하니까 걱정은 많이 하지 않았어요. 현장에 와보니 김선호는 ‘최국장’ 캐릭터 그대로더라고요. 상대 배우로선 최고로 좋은 컨디션이죠. 그래서 잘 소화해낼 수 있었고요. 한편으론 ‘이번엔 피범벅 분장 안 하고 뽀송뽀송하게 연기할 수 있어서 좋네’라는 대화도 나눴죠. 하하.”

이번 작품으로 데뷔한 신예 조윤수에 대한 걱정과 응원도 쏟아냈다.

“해야할 몫이 워낙 커서 도망갈까봐 걱정했어요. 저 같았으면 도망갈 수도 있었겠다 싶었거든요.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조윤수에겐 책임감이 컸던 현장이었을 거예요. 신인 땐 그런 압박감이 참 무서운데, 그 친구는 액션뿐만 아니라 다중인격 캐릭터까지 소화해야하니까 쉽지 않았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완성본 보니 보이시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매력이 있더라고요. 액션도 잘 소화해냈고요. 대단했어요.”

배우 김강우, 사진제공|디즈니+



■“명배우를 만드는 조건? 그건 가족이죠”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이후 20년 넘게 배우로서 뚜벅뚜벅 걸어오는 그다.

“‘내가 평생 한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란 고민을 올해부터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선택받아야 한다는 불안감도 있고, 그렇다고 이 일을 안 하면 뭘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고요. 제가 새로운 것에 금방 적응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40대 중반 넘어가면서 이런 고민들이 생기더라고요. 작업 환경이나 플랫폼들이 빠르게 바뀌는 게 느껴지니 그 사이 내가 얼마나 적응하면서 배우라는 직업을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 되묻게 되더라고요.”

늘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도 배우로서 오래 가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키가 똑같으니 몸무게도 똑같아야죠. 물론 40대 중반 지나가니 살도 잘 찌고 빠지는 건 어려워지더라고요. 배우란 직업 아니었다면 저도 살이 많이 쪘을텐데, 배우로 살아가는 이상 항상 중간 선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배역을 위해 찌우거나 빼는 게 용이하게 하려고요. 운동선수의 삶이 배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태릉선수촌에 가는 것처럼 살아야한다고 마인드 콘트롤도 하고 있고요. 동계훈련 하듯이 바짝 다이어트도 하죠. 오래 배우를 하고 싶다는 목적 때문에요.”

배우 김강우, 사진제공|디즈니+



여러 노력을 기울이는 그에게 ‘명배우를 만드는 조건’을 묻자 주저없이 ‘가족’이라고 답한다.

“배우는 굉장히 이기적인 직업이거든요. 촬영 스케줄이 있다고 하면 어떤 상황이든 촬영이 우선시 되는 게 OK되니까요. 어떤 직업이 그러겠어요. 스케줄이 있어서 집중한다고 하면 받아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명배우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스케줄이 없을 땐 가족에게 더 집중하려고 해요. 제 스케줄만 건들 수 없는 성역이라고 하면 상대도 기분이 좋지 않을 거니까요. 그외 시간을 할애해서 집안일도 더 하고 아이들과도 더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이유죠.”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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