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도 독성 해파리 ‘비상’…하루 200t 습격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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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독성 해파리가 급증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운데, 주로 동해안에 집중된 국내 원자력발전소도 많게는 하루 수백t씩 설비로 들어오는 해파리 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해파리 떼가 냉각수로 쓰이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취수구를 막을 경우, 원전을 식히는 냉각 기능이 마비돼 최악의 경우 전력 생산이 중단될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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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중단 위험 여과망 손상 잇따라
해양생물 유입에 ‘원전 스톱’ 사례도
올해 여름 독성 해파리가 급증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운데, 주로 동해안에 집중된 국내 원자력발전소도 많게는 하루 수백t씩 설비로 들어오는 해파리 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해파리 떼가 냉각수로 쓰이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취수구를 막을 경우, 원전을 식히는 냉각 기능이 마비돼 최악의 경우 전력 생산이 중단될 우려가 제기된다.
1일 한국수력원자력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한규(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름 동해 일대 원전 취수구에 해파리 유입이 급증해 각 원전 본부가 비상 대응을 펼치고 있다. 경북 경주 새울 3호기에서는 지난 7월 29일 갑작스러운 해파리 대량 유입으로 취수구 거름망이 손상돼 여러 개의 부품을 긴급 교체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은 취수구를 통해 들여온 찬 바닷물로 ‘1차 계통’인 원자로에서 생산된 고압·고온 가스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2차 계통’을 식히도록 설계돼 있다. 냉각수가 들어오는 취수구가 해파리 같은 이물질로 막히면 냉각 기능이 장시간 마비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원전 전체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핵분열을 통해 생긴 열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드는 ‘1차 계통’ 가동까지 차례로 중단되면서 원전 전력 생산을 포함한 전체 운영이 중단될 수 있다.
실제 2021년 경북 울진 한울 1·2호기는 대형 플랑크톤의 한 종류인 살파의 대량 유입으로 취수구 거름망이 고장 나면서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고 발전 정지한 사례가 있다. 울진에 있는 신한울 1·2호기도 해파리 유입이 증가해 지난 7월 비상 대응체계를 기존의 ‘C’ 단계에서 ‘B’ 단계까지 상향 조정해 대응했다. 지난 7월 25일 작성된 신한울 발전소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달 7월 17일 하루에만 202t의 해파리가 취수조에서 발견되는 등 7월 17∼20일 나흘간 428t의 해파리가 들어왔다. 유입된 해파리의 70%는 최근 동해에서 급증한 노무라입깃 해파리였다. 다른 원전 본부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부산 고리원자력본부는 "해수온 상승으로 취수구에 해파리 등 유입 증가 시 발전 설비의 안정적 운영에 큰 위험 요소가 예상된다"며 "8∼9월 외주 업체와 계약을 맺고 24시간 추가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원전은 발전소 인근 해역에서 어선을 동원해 취수구에 닿기 전 원거리에서 해파리를 미리 제거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기술적 문제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원전 운영의 최우선 가치가 안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해파리 제거에 투입될 수 있는 사전 선박 자원 확보, 취수구 안팎 다층적 여과망 보강 등 근본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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