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한 달 동안 삼전·하이닉스 4조원어치 팔아…대부분 개미가 샀다

노자운 기자 2024. 9. 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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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이 지난 한 달 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4조원어치 판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 간 외국계 기관이 9002억원, 국내 기관이 3051억원어치를 팔았지만 개인은 1조18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특히 지난달 2일 하루에만 SK하이닉스 주식을 5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같은 날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각각 판 3700억원, 1400억원어치를 대부분 개인이 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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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이 지난 한 달 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4조원어치 판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던진 매물은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 받았다.

두 반도체 대장주에서 국내외 기관이 대거 빠져나간 이유는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 실망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자, 그동안 엔비디아의 수혜주로 분류돼온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외국계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880억원 순매도했다. 국내 기관은 1조3782억원어치를 팔았다. 같은 기간 개인이 총 3조2342억원어치를 사들인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였다. 한 달 간 외국계 기관이 9002억원, 국내 기관이 3051억원어치를 팔았지만 개인은 1조18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특히 지난달 2일 하루에만 SK하이닉스 주식을 5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같은 날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각각 판 3700억원, 1400억원어치를 대부분 개인이 산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 2위 종목이자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국내외 기관의 집중 매도 대상이 된 이유는 엔비디아와 관계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긴 했지만 상회 폭이 최근 6개 분기 중 가장 작았다. 2분기 매출액이 300억4000만달러(약 40조2200억원), 주당순이익이 0.68달러(약 910원)였다. 시장조사업체 LSEG는 매출액을 287억달러로, 주당순이익을 0.64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3분기 매출액 예상치 증가 폭도 전년 동기 대비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액이 325억달러(약 43조5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뒤, 시간외 주가가 한때 8%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새로운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블랙웰’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않은 것도 투자 심리 악화의 이유로 보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는 4분기부터 블랙웰의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히며 분기 매출액 규모가 수십억달러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블랙웰이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아울러 국내 증권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부분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래픽처리장치(GPU) 2개와 HBM 192기가바이트(GB)를 탑재하는 B100 대부분과 B200이 지나친 전력 과소비 지적에 따라 출시가 취소됐다”며 “그 대신 GPU 1개와 HBM 144GB를 탑재하는 B200A로 변경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2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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