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평가 점수 열람·누설 혐의 공공기관 직원 무죄 확정

대법원 파기환송…원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2심은 항소 기각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동료 직원들의 인사평가 점수를 열람하고 이를 누설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기아트센터 직원이 파기환송심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항소형사6-3부(김은정, 신우정, 유재광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경기아트센터 직원 A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앞서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2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한 바 있다.

A씨는 2019년 12월 30일부터 이듬해 1월 3일까지 인사평가 항목 중 하나인 동료 직원들의 다면 평가 점수를 열람한 뒤 해당 화면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다른 사내 간부급 직원에게 전송해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 및 보관되고 있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하고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직원 다면평가 용역 계약을 맡은 B 업체는 직원들의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개인별로 부여된 인터넷 주소를 전송해 자신의 다면평가 결과를 열람할 수 있게 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 조사에서 점수를 열람한 이유에 대해 "매년 작성하는 '개인정보 보안 점검 및 내부 감사 점검 결과 보고서'를 위해 (보안 부실의) 증거를 수집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회사 전산담당자로서 시스템 보안 개선사항을 체크한 것이고 휴대전화 사진은 직원들에게 유포한 것이 아니라 윗선에 보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B 업체가 임직원들에게 본인의 다면평가 결과가 게시된 인터넷 페이지 주소만 개별적으로 전달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다면평가 결과가 게시된 인터넷 주소를 입력하는 방법만으로 평가 결과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한 이상 인터넷 페이지의 접근 권한을 해당 평가 대상자인 임직원 본인으로 제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따라서 피고인이 인터넷 주소의 일부 숫자를 바꾸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다면평가 결과가 게시된 페이지에 접속했더라도 이를 부정한 수단으로 정보통신망에 침입해 타인의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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