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잊을만하면 여의도 소환되는 독도…소모적 정쟁 우려

박현우 2024. 9. 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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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영토의 동쪽 끝 독도가, 정치의 한 복판으로 들어왔습니다.

대통령실에서도 국회에서도 연일 '독도'가 회자되고 있는데요.

'독도의 정쟁화'와 그 득실을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 박현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일본 배가 접근하면 당파하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정책실장에 내린 '비밀 지령'이라고 합니다.

정확히는 일본 탐사선이 독도에 오면 당파, 배로 밀어 부수라는 지시를 비밀리에 내렸다는 건데요.

최근 독도가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오며 당시 상황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습니다.

독도 관련 여의도 안팎 최근 이슈들을 살펴보면, 우선 서울시내 지하철 역사 내에 있던 독도 조형물이 철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승객 동선에 지장이 없도록 리모델링해, 오는 10월 독도의 날에 맞춰 재설치하기 위한 절차라는게 서울교통공사 설명인데, 시점상 광복절과 맞물려 논란을 낳았습니다.

아울러 용산 전쟁기념관에 있던 독도 조형물이 지난 6월 초 철거된 사실이 비슷한 시기에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민주당은 이를 즉각 여의도로 가져와 공세를 폈습니다.

<박찬대 / 민주당 원내대표(지난달 26일)> "한쪽에서는 친일파들이 득세하고, 한쪽에서는 독도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끊임없이 일관되게 친일 굴종 외교가 지속해 왔고…."

여당과 대통령실은 '대응 자제' 기류 속 초기엔 '로키' 대응을 하는듯 했지만, 야당이 정부와 여당의 '독도 지우기' 시도라며 연일 공세를 펴자 대통령실이 결국 직접 나섰습니다.

<정혜전 / 대통령실 대변인(지난달 26일)> "있지도 않는 독도 지우기를 왜 야당이 의심하는 것인지 그 저의를 묻고 싶습니다. 오직 정부 공격용으로 독도까지 끌어들이는 모습을 보면 과연 공당이 맞는지…."

야당은 야당대로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민주당은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 특위'까지 꾸리고, 독도 관련 현장 등을 방문하며 계속해서 공론화를 시도하는 모습입니다.

<김병욱 / 민주당 '독도 특위' 위원(지난달 30일)> "성남시청의 독도 영상 송출 중단은 독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저해하고, 독도의 중요성을 축소시키려는 시도로…."

국민의힘은 야당이 '친일' 괴담과 선동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철 지난 '반일팔이'에 쏟는 당력을 민생 살리기에 보태라고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신상진 / 성남시장(지난달 29일)> "독도를 지우는 사람들이 있다, 대통령부터 시장 지자체… 그렇게 떠들면 좋은 사람이 누굽니까? 이런 막가파 행동들이 득이 되는 건 일본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친일 프레임'과 연관지어 국회에 출석한 대통령실 관계자를 겨냥해 이런 질문까지 쏟아내는 등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서미화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달 27일)> "혹시 친일파 밀정이십니까?"

<김태효 / 국가안보실 1차장(지난달 27일)> "아닙니다."

<서미화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달 27일)> "밀정이 스스로 밀정이라고 하면 밀정이 아니겠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독도는 누구땅이냐'는 야당 질의에 직접 이런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정진석 / 대통령실 비서실장(지난달 27일)> "독도는 국제법상으로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우리 고유의 영토입니다.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의 국토이죠"

그러면서 의미 심장한 한 마디도 덧붙였습니다.

<정진석 / 대통령실 비서실장(지난달 27일)> "일본은 이걸 국제분쟁화해서 유리하게 만들려고 하는데, 사실 이걸 제대로 직시하고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도록 하는 우리의 고민도 좀 있어야 하겠다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독도 문제를 두고 우리나라 정치권 안에서 분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자체가, 일본이 이를 공론화해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규정해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갈 명분을 줄 수 있다는건데요.

실제 과거 이런 우려 때문에,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전무후무하게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독도를 전격 방문했을 때,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은 '조용한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해찬 /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2012년 8월)> "한일관계를 이렇게까지 악화시킨 대통령이 없습니다. 우리의 영토로 이미 확보하고 있는 독도를 강조해서 방문함으로써 오히려 자칫하면 국제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 않기를…."

독도는 당연히 우리땅이고, 이에 반하는 주장엔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반발해야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때 그 때 다른 입장, 혹은 정치 공학적 접근으로 독도를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혹시라도 '정쟁의 소재'로 독도가 소모되는 건 아닌지 여야 모두 생각해 볼 일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PD 임혜정

AD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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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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