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같은 부자 나라를 왜" 트럼프의 압박…방위비 증액 요구 일파만파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9. 1. 09:06
[귀에 쏙 취파] 귀에 쏙! 귀로 듣는 취재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의 방위비 지출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방위비 지출 약속을 지키라는 수준을 넘어 대폭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현재 나토 소속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목표치는 국내총생산 GDP 대비 2%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각국의 방위비 지출이 크게 늘었지만 아직도 32개 회원국 가운데 9개국은 국내총생산의 2%만큼 국방비를 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요구한 방위비 지출 목표는 GDP 대비 3%입니다. 현행 목표치인 2%는 미국에 대한 "세기의 도둑질"이라고 강도높은 표현을 썼습니다. 32개 나토 회원국 중 방위비가 GDP의 3%를 넘는 곳은 폴란드, 미국, 그리스 단 3곳에 불과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렇게 방위비 지출을 늘리라고 유럽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이유는 뭘까요?
나토 회원국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미군의 부담이 늘어난 게 1차적 원인입니다. 사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가장 큰 위협에 처한 건 유럽 국가들인데도 정작 방위비는 미국이 더 쓰고 있으니 마냥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유럽 국가들이 약속대로 GDP의 2%를 지출하고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독일 같은 부자 나라마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보니 반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나토 기준에 비해 140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20조 3천억 원 부족했습니다. 또, 스페인 16조 원, 이탈리아 15조 7천억 원, 벨기에가 6조 7천억 원을 목표치보다 덜 쓴 걸로 조사됐습니다. 그렇게 국방비 아낀 돈을 자기 나라 경제나 복지에 쓴 겁니다.
이러니 미국 납세자들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주장이 솔깃할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독일에서 쉐보레 자동차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냐. 아마 한 번도 없을 거다. 그런데 미국에는 벤츠, BMW, 폭스바겐 자동차가 수백만 대 있다.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이용하고 국방에서도 그렇다."
두 번째 이유는 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확대가 곧 미국의 방위산업 수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세계 무기 수출의 양대 산맥은 미국과 러시아입니다. 유럽 국가들이 군비 증강에 나설 경우 최대 수혜자는 미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방비 지출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미국의 무기 수출도 따라서 증가하게 됩니다.
나토 국가의 방위비 지출 증가는 유럽 전선에서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미국 산업 활성화까지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트럼프와 미국 입장에선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입니다.
유럽 국가들이야 그렇다 치고, 우리에게는 어떤 여파가 있을까요?
나토의 방위비 문제가 언급될 때마다 우리나라도 바짝 긴장했던 걸 생각하면 이번 일도 남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나토만큼이나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도 트럼프의 단골 주제였습니다. '한국 같은 부자 나라를 왜 미국이 지켜 주느냐'라는 건데, 근본적으로는 방위비 더 쓰라고 나토를 압박하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이번 나토 방위비 지출 확대 요구를 우리나라에도 들이밀 경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그치지 않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국방비를 많이 쓰긴 하지만 국내총생산, GDP 대비로 따진다면 2023년 기준 2.57%입니다. 트럼프가 이야기한 3%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2023년 한국의 GDP 규모가 약 2천401조 원이었으니까 0.43%라고 해도 단순 계산으로도 10조 원 이상 국방비를 더 써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2025년까지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도 GDP 대비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늘리기로 했으니 이 부담 또한 덩달아 오르게 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나토 방위비 3%로 올리라는 트럼프, 우리나라는 무사할까
현재 나토 소속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목표치는 국내총생산 GDP 대비 2%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각국의 방위비 지출이 크게 늘었지만 아직도 32개 회원국 가운데 9개국은 국내총생산의 2%만큼 국방비를 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요구한 방위비 지출 목표는 GDP 대비 3%입니다. 현행 목표치인 2%는 미국에 대한 "세기의 도둑질"이라고 강도높은 표현을 썼습니다. 32개 나토 회원국 중 방위비가 GDP의 3%를 넘는 곳은 폴란드, 미국, 그리스 단 3곳에 불과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렇게 방위비 지출을 늘리라고 유럽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이유는 뭘까요?
나토 회원국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미군의 부담이 늘어난 게 1차적 원인입니다. 사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가장 큰 위협에 처한 건 유럽 국가들인데도 정작 방위비는 미국이 더 쓰고 있으니 마냥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유럽 국가들이 약속대로 GDP의 2%를 지출하고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독일 같은 부자 나라마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보니 반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나토 기준에 비해 140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20조 3천억 원 부족했습니다. 또, 스페인 16조 원, 이탈리아 15조 7천억 원, 벨기에가 6조 7천억 원을 목표치보다 덜 쓴 걸로 조사됐습니다. 그렇게 국방비 아낀 돈을 자기 나라 경제나 복지에 쓴 겁니다.
이러니 미국 납세자들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주장이 솔깃할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독일에서 쉐보레 자동차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냐. 아마 한 번도 없을 거다. 그런데 미국에는 벤츠, BMW, 폭스바겐 자동차가 수백만 대 있다.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이용하고 국방에서도 그렇다."
두 번째 이유는 나토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확대가 곧 미국의 방위산업 수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세계 무기 수출의 양대 산맥은 미국과 러시아입니다. 유럽 국가들이 군비 증강에 나설 경우 최대 수혜자는 미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방비 지출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미국의 무기 수출도 따라서 증가하게 됩니다.
나토 국가의 방위비 지출 증가는 유럽 전선에서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미국 산업 활성화까지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트럼프와 미국 입장에선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입니다.
유럽 국가들이야 그렇다 치고, 우리에게는 어떤 여파가 있을까요?
나토의 방위비 문제가 언급될 때마다 우리나라도 바짝 긴장했던 걸 생각하면 이번 일도 남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나토만큼이나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도 트럼프의 단골 주제였습니다. '한국 같은 부자 나라를 왜 미국이 지켜 주느냐'라는 건데, 근본적으로는 방위비 더 쓰라고 나토를 압박하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이번 나토 방위비 지출 확대 요구를 우리나라에도 들이밀 경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그치지 않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국방비를 많이 쓰긴 하지만 국내총생산, GDP 대비로 따진다면 2023년 기준 2.57%입니다. 트럼프가 이야기한 3%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2023년 한국의 GDP 규모가 약 2천401조 원이었으니까 0.43%라고 해도 단순 계산으로도 10조 원 이상 국방비를 더 써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2025년까지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도 GDP 대비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늘리기로 했으니 이 부담 또한 덩달아 오르게 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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