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불편 없게 한다더니… 전세대출도 마음대로 못 받는다

이창섭 기자 2024. 9. 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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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된다.

현재 은행 포트폴리오 DSR 대상에는 전세대출이 포함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전세대출도 포함해 은행이 DSR 평균을 맞추게 할 계획이다.

은행은 DSR 평균을 유지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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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9월, 달라지는 대출규제③
[편집자주]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경고성 발언에 은행들은 대출한도를 줄이는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집을 담보로는 지방보다 1억원 가까이 대출이 덜 나온다. 9월부터 지역별, 대출자별 달라진 대출 규제를 알아본다.

금융당국·은행, 전세자금대출 억제 대책/그래픽=김지영
정부와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다는 전세자금대출의 문턱이 점점 높아진다. 은행들은 잇따라 조건부 전세대출은 중단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내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서민 실수요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규제 효과 영향을 신중하게 검토한 후 추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은 잇따라 한도를 줄이거나 일부 상품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3일부터 전세대출을 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안에서만 취급한다. 갭투자 등 투기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 조건부 전세대출도 중단한다. 신한은행은 조건부 전세대출을 지난달 26일부터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2일부터 중단할 예정이다.

손쉬운 전세대출은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라는 금융당국 주문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전세대출을 옥죄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별 포트폴리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강화한다. 은행은 새롭게 취급한 가계대출의 평균 DSR을 계산해 관리한다. 은행연합회 모범 규준에 따라 고(高)DSR 차주 비중을 3~5%로 설정해 전체 차주 평균을 40% 이내로 맞춰야 한다. 현재 은행 포트폴리오 DSR 대상에는 전세대출이 포함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전세대출도 포함해 은행이 DSR 평균을 맞추게 할 계획이다. 은행은 DSR 평균을 유지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을 차주별 DSR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주택자가 전세대출을 받을 때 이자를 DSR 산정에 넣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주택도시보증기금(HUG)과 서울보증보험(SGI)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내리는 방안도 언급된다. 전세대출 보증은 세입자가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때 HUG나 SGI 등 보증기관이 상환을 보증하는 것이다. 은행은 보증 덕분에 손해 볼 걱정 없이 쉽게 전세대출을 내줬다. 이들 기관의 보증이 전세대출 급증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 90%인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 비율과 달리 HUG와 SGI의 보증 비율은 100%다.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애꿎은 서민 실수요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갭투자 등 투기성 대출을 막기 위해서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들어 세입자가 겪는 불편함이 더 클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 대출절벽은 없게 세심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4일 실수요자의 애로를 듣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수요자나 취약계층에 자금 조달 애로가 있을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관련 규제는 한 달 반 정도 시차가 있기에 전세대출 규제의 효과성이나 영향은 조금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대출의 DSR 적용 등 추가 규제에는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는데 그 효과를 보고 나서 추가적인 조치를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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