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상…"내년 500조 차환 난항"

전체 2000조 만기 중 4분의 1

미국 한 상업용 빌딩의 공실 공지. [연합뉴스 제공]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이 심화될 전망이다.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2000조원 가운데 4분의 1은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현지시간)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을 인용해 오피스, 공동주택 등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2008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JLL은 이들 대출 중 약 4분의 1인 500조원이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급감하고,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늘며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고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린 건물주들이 대출 만기가 돌아오며 훨씬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기가 다가오는 대출 중 약 40%가 공동주택 건물 관련 대출로, 다가오는 차환 물량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JLL은 분석했다.

이들은 저금리 시절 대체로 3년 만기의 변동금리 대출 형태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최근 3년간 금리 상승으로 대출이자가 크게 증가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돼 추가 자본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이 대출채권담보부채권(CLO) 형태로 채권시장에 발행된 것도 월가의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CLO 규모는 800억달러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캐티 맥키 태코닉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책임자는 "이미 많은 공동주택이 자본잠식 상태"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한 회복력을 보이는 자산군인 만큼 신규 자금 주입만 있으면 차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