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대화" 노르웨이 공주, 미 무속인과 결혼...'왕실 상업화' 논란
[앵커]
자신에게 '예지력이 있다'고 주장해 온 노르웨이 공주가 미국의 자칭 무속인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여기에 더해 공주 부부의 여러 활동은 왕실을 상업화한다는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이경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행복한 미소의 신랑 신부가 결혼식장을 향해 걸어갑니다.
노르웨이 메르타 루이스 공주와 미국 국적의 자칭 무속인 듀렉 베넷.
지난 2019년 만나 사랑을 키워오던 두 사람이 2년 전 약혼을 발표한 뒤 정식 결혼식을 올리는 날입니다.
[메르타 루이스 / 노르웨이 공주 : 정말 놀라운 날이에요. 하루 종일 그렇습니다.]
[듀렉 베넷 / 노르웨이 공주의 신랑 : 공주는 세상에서 가장 놀랍고 멋진 여성입니다. 그녀에게 결혼 서약을 한 것이 정말 기쁩니다.]
사흘간 이어지는 결혼식을 위해 노르웨이 왕실 가족뿐 아니라 각국 인사들이 모였습니다.
[사라 제인 컬버슨 / 시에라리온 공주 : 공주는 나의 좋은 친구입니다. 결혼식을 보게 돼 흥분되네요. 전야제에서 모두 함께 춤췄어요. 얘기는 많이 못 했네요.]
하지만 결혼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은 그리 곱지 못합니다.
공주는 이전부터 자신에게 예지력이 있고, 천사와 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 등을 펴면서 출판과 강연을 해왔습니다.
남편이 된 무속인 역시 자신이 죽었다 부활했다는 주장과 함께 코로나19에 도움이 됐다며 메달을 온라인으로 팔기도 했습니다.
결혼식을 앞두고 두 사람 이름과 공주 직함을 새긴 술까지 나오자 왕실을 상업화한다는 논란이 커졌습니다.
[하랄드 뢴네베르그 / 노르웨이 TV 진행자 : 그래요. 우리는 이 결혼을 좀 쉽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 축하하게 돼 기쁩니다.]
공주 부부는 한 잡지에 독점 보도권을 주고 다른 언론의 결혼식장 내부 취재는 막았습니다.
넷플릭스와는 다큐멘터리 제작 계약도 맺었는데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노르웨이 국영방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군주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공주 부부가 영향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왕실 공식 업무는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두 사람의 행보는 당분간 가는 곳마다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경아입니다.
영상편집 : 안홍현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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