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의 이름으로 죽여라”...女선생님 살해 시도한 어린 무슬림 남학생의 사연 [씨네프레소]
[씨네프레소-132] 영화 ‘소년 아메드’
“신은 위대하시다!”
소년(이디르 벤아디)은 그렇게 외치고는 여교사(메리엄 아카디우)를 칼로 찌르려 했다. 하지만 아직 완력이 부족했던 탓에 교사는 그의 공격을 피했다. 어린 벨기에 소년은 주변에 충격을 남긴 채 소년원에 입소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칫솔을 갈면서 살해 도구 제작에 집착했다. 소년원의 외부 프로그램에서 잠시 틈이 났을 때, 소년은 다시 교사에게 달려갔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소년은 이처럼 교사 살해에 매달리게 됐는가.
특히, 아메드는 식료품점에서 일하며 이슬람교리를 가르치는 이맘(오스만 모먼)이라는 남자를 추종한다. 그와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기를 어린 시절부터 가르쳐준 선생 이네스에게 적개심을 품게 된다.
이네스가 아랍어를 노래로 쉽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아랍어는 쿠란으로 배워야 한다고 믿는 아메드는 이네스가 배교자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신념의 속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린 시절부터 특정 사상과 종교에 매달린 사람이 훨씬 더 광적으로 파고들기 쉽다는 것이다. 이맘은 아메드를 책망하며 “모스크가 폐쇄되고 나도 벨기에에서 추방되면 좋겠냐”고 묻지만, 이는 무책임한 말이다. 어린 소년의 영혼에 자신의 가르침이 어떤 식으로 가닿을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아마 하반신이 마비됐을 것이다. 그 소리를 듣고 아메드를 구하러 온 건 신이 아니라 교사 이네스였다. 아메드는 처음으로 사과한다. “선생님 정말 죄송해요.”
아메드가 온전히 마음에서 나오는 진실을 고백한 것이라고 쳤을 때, 이건 아메드가 구원받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일 수 있다. 신의 명령이라고 믿었던 것을 수행하던 도중에 아메드는 목숨을 잃을 상황에 빠졌다. 신은 아메드가 다치도록 내버려뒀을 뿐 아니라, 그가 치료받을 수 있게 돕지 않았다. 외려 아메드가 배교자라고 비난했던 이네스만이 소년을 도우러 왔다. 그제서야 그는 남을 죽이려고 했던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는 벨기에 거장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서 자주 드러나는 구조다. 형제 감독은 한 사람이 우주의 전부라고 여겼던 것이 무너지는 사건은 그에겐 외려 축복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례로 ‘자전거 탄 소년’(씨네프레소 60회 참고)에서 두 사람은 자기를 방치하는 아버지에게 집착하는 아이를 등장시킨다. 소년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여성을 계속 외면하며 일탈을 일삼는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는 것을 오롯이 인정할 수 있게 됐을 때 모든 것을 내던지고 여성에게 달려간다.
다르덴 형제는 하나의 가능성이 완전히 끊어졌을 때, 사람은 외려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 영혼이 파멸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소중했던 사람이 떠나거나 몸을 상하는 건 별일이 아닐 수도 있단 것이다. 상실을 통해 이 세계와 보다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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