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덜컥했지만…" '동갑케미' 뽐낸 정은채·김성규 '파친코2'[EN:터뷰]

CBS노컷뉴스 정재림 기자 2024. 9. 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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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2' 지난 23일 첫 공개…창호 역 관심
재일조선인 삶 언급…"'우리' 정체성으로 다가와"
'파친코2'에서 경희 역을 맡은 배우 정은채는 전작보다 인물들의 서사가 깊어졌고 내면의 이야기들이 확장됐다고 밝혔다. 애플TV제공


누가 김창호를 맡을까. 애플TV플러스(+) 시리즈 '파친코2'를 찍기 전부터 고한수(이민호)의 심부름꾼 김창호를 누가 연기할 지 배우 사이에서도 관심사였다고 한다.

작품 속 새로운 인물이기도 하고, 기존에 나왔던 다른 배역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다. 오디션을 4차례 이상 본 끝에 마침내 배우 김성규가 합류했다.

김성규는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배우 정은채와 함께 진행한 인터뷰에서 "연기적으로 자신감이 좀 떨어져 있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막상 합류하게 되자, 좋은 일인데 해외 촬영은 처음이라 심장이 덜컥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실제로 김성규가 맡은 창호는 앞서 그가 주로 맡았던 배역과 거리가 있다. 이전 작품에는 혼자 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이번 '파친코2'에는 한 가족 안에 녹아드는 인물로 나온다. 김성규가 "매치가 안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다.

김성규의 우려와 달리 함께 호흡을 펼칠 배우 정은채의 생각은 달랐다. 정은채는 김성규의 오디션 연기를 보며 "아, 이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잘 아는 배우였지만, 사람을 대할 때 더 인간적이어서 놀랐다"고 떠올렸다.

'파친코1'이 반응이 좋았던 만큼 김성규에게 부담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옆에는 '동갑내기' 정은채가 있었다.

정은채는 "성규씨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억지스럽게 들어가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며 "이 사람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와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김성규는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가족들 모두가 끈끈했다. 토론토 생활을 하면서도 저를 많이 받아주려고 노력을 해주더라"고 고마워했다.

이들 배우는 서로 동갑이지만, 연기에 녹아들기 위해 적절한 거리를 뒀다고 한다. 정은채는 "기분 좋은 거리감이었다"며 "이런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했고 그게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애플TV제공


'파친코2'는 전작보다 7년이 지난 1945년 일본 오사카를 배경으로 뒀다. 이 때문에 배우들은 지나간 세월이 느껴질 수 있도록 인물의 내외면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정은채는 "시즌1에서 경희는 온실 속 화초 같은 연약하면서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순진한 모습이었다"며 "시즌2에서는 더 단단해지고 덜 흔들리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또 "현 시대 40, 50대는 나이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젊은 모습이지만, 당시에는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끔 오랜 시간 분장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성규도 "뿌리는 메이크업을 처음 해봤다"며 "농장에 갔을 때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들 배우는 작품 촬영 당시 세트장 규모에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앞서 '파친코2' 제작진은 60개의 세트장을 지을 정도로 시대 상황을 구현하기 위해 공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정은채는 "밴쿠버에서 시즌1을 찍었는데, 그 집이 토론토에 그대로 옮겨와 있더라"며 "그래서 작품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타임머신을 타고 온 거 같았다"고 놀라워했다.

김성규도 "특히 촬영한 농장 장소는 저수지도 있을 정도로 하나의 마을 같았다"며 "정말로 벼를 심어놓고 모내기를 했고 또 거기에 개구리도 있어서 밤 촬영할 때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고 떠올렸다.

이들은 상대방의 연기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성규는 "경희라는 인물이 감정을 딱 정해서 표현하기 어려웠는데, 이 미묘한 감정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느껴졌다"며 "그런 모습들을 보며 강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은채도 "현장에서 장면마다 깊이 고민하는 (김성규의) 모습을 보며 (저도) 많이 배웠다"고 웃었다. 애플TV 제공


끝으로 이들 배우는 자이니치(재일조선인)의 삶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은채는 "외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어릴 때 관심이 많았다"며 "재일교포 작품을 접하면서 이들이 '우리'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걸 알았다. 지켜나가야 하는 정체성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김성규도 "관련된 소설을 보면서 (몰랐던) 사실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그들이 그렇게 버틸 수 밖에 없는 아픔을 보면서 제가 맡은 창호를 연기하는 데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첫선을 보인 '파친코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작품은 10월 11일까지 매주 금요일 새로운 에피소드가 애플TV+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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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재림 기자 yoong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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