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리다 칼로 박물관장 "한-멕시코 작품·작가 교류의 첨병될 것"

이재림 2024. 9. 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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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의 생가를 박물관으로…"많은 한국인 방문 기대…한국어안내 추진"
'파란 외벽 건물' 멕시코시티의 랜드마크…아름다운 정원 산책이 '백미'
고통 속 창작 이어간 작업실·침대·이젤 고스란히 보관…매년 50만명 방문
프리다 칼로 박물관 찾은 관람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시티 프리다 칼로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파란색 외벽에는 '프리다(칼로)와 디에고(리베라)가 1929∼1954년 이 집에서 살았다'는 스페인어가 적혀 있다. 2024.9.1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아름다운 동네 중 한 곳인 코요아칸(Coyoacan)에는 외벽을 파란색으로 칠해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유려한 건물이 있다.

독특한 화풍으로 20세기 세계 미술사를 수놓은 주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생가이자 그의 이름을 딴 박물관이기도 한 이곳은 휴관일을 제외하곤 1년 내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페를라 라바르테 박물관장은 경내 정원에서 가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저희는 찾아오는 모든 관객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향후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말했다.

벽 색깔에서 유래한 '카사 아술'(파란 집)이라고도 불리는 이 박물관은 프리다 칼로 47년 인생 중 35년(1929∼1954)간 이어진 삶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포즈 취한 페를라 라바르테 박물관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프리다 칼로 박물관의 페를라 라바르테 관장. 라바르테 박물관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구상하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말했다. 2024.9.1

소아마비, 치명적인 교통사고, 30번 넘는 수술과 유산, 멕시코가 낳은 또 다른 거장 화가이자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의 여성 편력 등 일상을 짓누르던 고통 속에서 대담하고 솔직하게 창작 활동을 이어간 공간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캐노피 지지대에 거울을 설치해 누워서도 자신을 비추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침대, 멕시코 전통 문양과 화려한 색감으로 꾸며진 의류, 손떼 묻은 이젤과 물감, 화장품, 주변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 원본 등도 만날 수 있다.

라바르테 관장은 "프리다는 멕시코의 자부심이자 자존심"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멕시코 그 자체의 유산이자 가장 가치 있는 예술의 일부인 프리다 칼로 그 자체를 보존하고 전시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그는 또 "예술을 통해 자신의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프리다의 스토리는 감동적이면서도 그가 왜 이렇게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며 "무엇보다도 우리가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은 많은 울림을 준다"라고도 역설했다.

라바르테 관장은 이번 달 한국∼멕시코 직항편 재개설로 한국인 관람객 발길이 더 잦아지길 고대하고 있었다.

프리다 칼로 박물관 정원 [촬영 이재림 특파원]

그는 "우리 박물관은 접근성과 포용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살피고 있고, 대사관·한국문화원과 소통하며 한국어를 사용하는 대중을 위한 활동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을 방문한 적 있다는 라바르테 관장은 프리다 칼로 한국 전시와 한국 작가 교류 등 협업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프리다 작품 일부를 한국에 보여줄 수 있다면 매우 환상적일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라바르테 관장은 "한국의 친구들이 멕시코에 와서 불멸의 존재가 된 많은 작품과 물건을 보고 프리다가 거닐었던 장소를 직접 걸어보는 것도 당연히 추천한다"며 "각자에게 매우 흥미로운 순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프리다 칼로 박물관 앞에 입장 대기 중인 사람들 [촬영 이재림 특파원]

프리다 칼로 박물관에는 매년 50만명 넘는 이들이 방문하고 있다.

보통 온라인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평일엔 최소 몇 주, 주말의 경우엔 한두 달 전에 이미 거의 매진된다.

특히 프리다 칼로가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 직접 단장한 정원을 산책하는 것은 작품 감상만큼이나 인상적인 '박물관 방문의 백미'로 꼽힌다.

라바르테 관장은 "프리다의 생활 공간과 그의 작품을 수많은 대중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웃으며 말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프리다 칼로 박물관장 [촬영 이재림 특파원]

'옆에 한국인 관람객이 있다면 꼭 놓치지 말라고 당부하고픈 작품'에 관해 묻는 말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콕 짚긴 어렵지 않겠느냐"며 첫 번째 자화상 유화와 숨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그린 '비바 라 비다'(인생이여 만세)를 언급했다.

라바르테 관장은 "특히 '비바 라 비다'는 여러 형태의 미려한 수박들을 통해 인생을 조망할 수 있는 메시지"라며 "우리 모두에게 매우 고무적인 감정을 선사한다고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프리다 칼로의 '비바 라 비다'(2021년 촬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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