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좋아하는 인간 세상…음악은 ‘본능’이었다

최복경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장 2024. 9. 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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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장

음악은 진동 또는 소리를 주기적인 음률 형태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음악은 박자와 선율로 구성되는데, 박자는 리듬을 만들고 선율은 장조와 단조를 만든다. 박자는 우리 몸의 심장 박동과 같은 진동 현상을 반영하며, 선율은 인간 발성과 자연계의 소리를 화음 형태로 녹여낸다.

우리는 왜 어떤 음악을 들으면 감동하고 어떤 음악에는 반응하지 않는 것일까. 감동은 우리의 경험 내부에서 솟아나서다. 경험은 유전적이기도 하고 환경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다.

이는 본능과 연결된다. 본능은 우리 몸에 따른 표현이며, 자신은 모르지만 이미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잠재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음악을 들어도 감동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아무 느낌도 들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것도 듣는 사람의 내부 상태, 즉 본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음악과 미술 같은 예술은 인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며, 자연스럽게 우리의 내재적 반응을 이끌어 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본능은 어떤 구체적인 모양을 띠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개별화하거나 고정된 어떤 형태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단지 표현된 음악이나 예술작품을 만날 때 비로소 내재하는 어떤 본능적 힘이 되살아나 자신도 모르게 감동을 느끼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음악은 인체 진동과 청각의 영역이며, 동시에 뇌와 본능의 영역으로서 쾌감과 불쾌감을 느끼게 한다. 독일의 과학저널리스트인 크리스토프 드뢰서는 <음악 본능>이라는 책에서 뇌 안에 음악 본능이 있음을 주장한다. 우리 뇌에는 식욕, 성욕과 같이 음악 본능이 본래 갖추어져 있으며, 음악은 기분을 좋게 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풍부한 음악 경험은 뇌를 유연하게 하고 재구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강력한 자극이라고 주장한다. 즉 음악은 뇌의 기본 욕구라는 것이다.

다른 예술에서도 비슷한 일이 나타난다. 미술 작품을 볼 때 뇌가 본능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제각각 다르게 작품을 느끼게 된다. 서울대 철학과 이남인 교수는 <예술 본능의 현상학>이라는 책에서 예술 본능은 근원적 본능으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미적 본능과 태도는 이미 우리에게 주어져 있으며, 미적 경험과 표현을 통해 본능 욕구를 채워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적 경험과 표현을 갈구한다는 것이다. 이는 음악 본능 욕구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음악은 단순히 선율과 리듬의 반복이 아니라 우리에게 깊이 각인된 본능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하고 풍부한 음악 경험은 우리의 감정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뇌는 본능의 해석기관이자 본능을 제어하는 기관이므로 우리의 본능을 잘 이해할 때, 음악이나 예술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최복경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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