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배 "진심 전하고파 출연한 '더 인플루언서'…자신 있었어요"
자극적인 콘텐츠 사이에서 퀄리티로 승부…"그동안 쭉 해온 대로"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오랫동안 들여다볼 법한 사진은 무엇일까?
넷플릭스 서바이벌 '더 인플루언서' 3라운드에서 이 질문이 던져지자, 참가팀 6개 중 세 팀은 가슴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노출 사진을 찍었고, 두 팀은 사진에 '낚시' 문구를 박았다.
이들 중 유일하게 패션 화보 같은 사진으로 퀄리티를 강조하며 승부한 이사배는 다른 팀의 자극적인 사진들을 보고 '어떻게 저걸 이기냐'며 푸념했지만, 그러면서도 '자극 없이 퀄리티로 승부를 보는 것도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끝까지 소신을 지켰다.
'더 인플루언서'에서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경쟁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프로그램의 진정한 승자로 주목받고 있는 뷰티 크리에이터 겸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배를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한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구독자 수가 237만명에 달하는 이사배는 국내를 대표하는 뷰티 유튜버다. 2015년부터 형형색색의 다양한 화장법과 분장을 시연한 영상을 올리면서 '천의 얼굴'을 가진 유튜버로 주목받았다.
이사배는 "평소 일할 때 꼼꼼하게 준비를 해야 하는 성향이라 사실 첫 출연 제안이 왔을 때는 고사했었는데,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용기 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더 인플루언서'는 제목 그대로 현재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아프리카TV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 77명이 출연해 본인들의 영향력을 겨루는 서바이벌 쇼다.
이사배는 "저는 제가 잘하는 게 뭔지 알고,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해왔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자신감을 잃었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션 자체는 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다른 참가자분들에 비해 도파민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초반에는 '인플루언서로서 자격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런 고민이 들기는 했는데, 아주 잠깐이었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자극 없는 콘텐츠'가 강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쭉 그렇게 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저 자신을 믿고 제 것을 했죠."
여성 인플루언서 중 유일하게 파이널 라운드까지 진출해 최종 2위에 오른 이사배는 77명의 각기 다른 인플루언서들과 경쟁하면서 "조금 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려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2라운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구독자분들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려봤는데, 당황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공감해주고, 도와주려고 하시는 반응을 보고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고 되짚었다.
"저는 늘 같은 텐션으로 방송을 하는 편이에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다 갖춘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는데, 사람들이 원하는 건 완벽한 콘텐츠가 아니라 소통이라는 것을 느끼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저만 단단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도 괜찮겠구나 싶었죠."
과거 MBC 미술센터 보도국, 예능국, 특수분장팀 등에서 근무했던 이사배는 퇴사 후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2015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일상적인 화장법, 연예인 커버 메이크업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셀럽(celebrity·유명인) 중 한명으로 파리, 뉴욕, 런던 패션위크 등 여러 세계적인 패션위크에 참석했고, 예능 '구해줘! 홈즈',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미운 우리 새끼'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9년 차 유튜버 이사배는 여전히 영상에 달린 모든 댓글을 정독하며 구독자들의 반응을 살핀다고 한다.
그는 "일은 바쁠수록 좋은 것 같다"며 "일과 삶이 구분이 아예 안 되지만, 애초에 구분할 마음이 없다. 일 외의 다른 것들은 진작에 포기했다"고 웃어 보였다.
"일이 많으면 저는 너무 좋아요. (웃음) 즉각적인 반응을 받을 때면 정말로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에요. 일 외의 다른 재미는 다 포기했지만, 슬픈 마음으로 포기한 게 아니라 당연하게 포기했어요. 이렇게 일을 재밌게 하면서 친구들도 만나서 놀고, 맛있는 것도 마음껏 먹는 건 욕심이잖아요."
이사배에게 앞으로 콘텐츠의 방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물어보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제 채널은 저의 무언가를 보여드리는 채널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채널이기 때문에 보고 싶어 하시는 것들을 위주로 보여드릴 것 같아요. 큰 방향은 앞으로도 늘 같을 것 같습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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