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아없숲', 고민시 연기평도 호불호 [N초점]

장아름 기자 2024. 9. 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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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극본 손호영 / 연출 모완일 / 이하 '아없숲')가 공개 직후 호불호로 반응이 나뉘면서 화제성도 주춤한 모양새다. 지난 8월 23일 8부작 전편 공개된 '아없숲'은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아없숲'은 김윤석의 17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점과 여성 캐릭터를 탁월하게 그려냈던 JTBC 드라마 '미스티'(2018) '부부의 세계'(2020)로 흥행과 호평, 화제성을 다잡았던 모완일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기대가 상당했다. 여기에 윤계상과 이정은 류현경 박지환 노윤서 등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믿고 보는 배우' 라인업을 완성해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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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없숲'에 대한 평가가 갈리면서 드라마는 공개 일주일 만에 화제성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아없숲'이 전면에 내세운 빌런 유성아를 연기한 고민시는 데뷔 이후 파격적인 역할을 소화했으나, 화제성의 폭발력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인상이다. 초반부터 주인공인 펜션 주인 전영하(김윤석 분)와 모텔 주인 구상준(윤계상 분)이 각각 중심으로 흘러가는 두 갈래의 이야기가 정교한 연결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혼란만 가중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한 '아없숲'은 구상준에게 피해를 안긴 연쇄살인마 지향철(홍기준 분)과 전영하를 압박하는 소시오패스 유성아(고민시 분)를 평행으로 배치해 서사를 전개했다. 서로 다른 주인공과 범인들을 내세운 두 이야기는 이들과 관계를 맺은 인물 중 하나인 경찰인 윤보민(이정은 분)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지만, 윤보민의 분량 조절에도 실패하면서 이야기를 굳이 두 갈래로 나눈 명분조차 약해졌다. 윤보민의 역할과 비중을 강화했다면 흐름이 더 매끄러워질 수 있었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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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없숲'은 윤보민의 비중 대신, 유성아의 캐릭터를 대폭 키웠다. "고민시 영상 화보집"이라는 반응이 나올 만큼, 모완일 감독이 유성아의 비주얼부터 캐릭터까지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인상이 강했다. 그럴수록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려져야 했지만 논리를 거부하는 소시오패스라는 설정 하나에 많은 당위성을 부여한 탓에 시청자들로부터 조금도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고민시 역시도 인터뷰 당시 "살인마에 공감하면 안 된다"고 밝혔지만, 드라마의 개연성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 예측 불가 캐릭터는 후반부로 갈수록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외피만 소시오패스일 뿐, 캐릭터가 탄탄하고 깊이 있게 설계되지 못한 탓에 고민시의 연기 또한 어색하다는 평가가 일부 나오기도 했다. 그는 화려한 패션과 그에 걸맞은 서늘한 표정 등으로 악녀 유성아를 이미지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애써 표현한 연기로 선배 배우들과 앙상블이 조화롭지 못하다는 평도 뒤따랐다. 연기나 에너지를 조절하지 못하고 힘준 작위적인 연기로 극에서 종종 튀는 모습을 보였고, 김윤석과 연기에서 팽팽하게 텐션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설익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아없숲'은 불친절한 전개 속 전영하와 유성아의 갈등을 반복적으로 담으면서 텐션까지 느슨하게 만들었다. 불필요한 분량만 대거 늘어난 탓에 전개상 캐릭터의 동선조차 이해되지 않는 장면이 연속적으로 나온다는 점에서도 드라마의 빈틈이 더욱 도드라졌다. 유성아를 향한 전영하의 반격이 매번 상상에만 그치는 '낚시 장면' 또한 지나치게 반복되면서 보는 이들조차 힘이 빠지는 연출로 비판을 낳았다. 여기에 막무가내로 펜션을 빼앗으려 하는 유성아를 어쩌지 못하다 극 내내 끌려다니고 휘둘리는 전영하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도 끝내 얻지 못하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

'아없숲'은 우연히 돌에 맞은 개구리에 대한 메시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구성준은 연쇄살인에 조금도 관여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운영하던 모텔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졌다는 이유로 감당하기 힘든 비극을 마주해야 했다. 고무적인 것은 윤계상과 류현경 박지환 등의 열연과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찬열과의 앙상블로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하나는 돋보였다는 점이다. 이들 배우가 끌어낸 높은 몰입도는 배우들의 연기 내공을 새삼 실감케 했다. 과유불급 연출에서 조금만 더 힘을 뺐다면, 비중 조절이 보다 적절하게 이뤄지고 이야기의 완성도를 더 높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커진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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