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어린이 소아마비 백신, 합의한 1일 전날부터 접종 시작

차미례 기자 2024. 9. 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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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부터 가자지구 어린이 64만명 대상.. 이미 유아1명 발병
세계보건기구(WHO) 개입, 9일 까지 접종.. 시간 턱없이 부족
네타냐후 " 인도주의 통로 지역만 허용하겠다" ..공습은 계속
[라파=AP/뉴시스]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병원에서1월 2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자녀들의 질병 예방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개입으로 9월 1일부터 9일간 가자 지구 어린이 64만명에 대한 소아마비 백싲 접종이 확정되었지만 이스라엘군은 인도주의적 통로 지역만 허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4.09.01.

[예루살렘=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가자지구의 10세 미만 어린이들에게 소마아비 접종을 하기 위해 일시 휴전을 약속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약속 날짜인 9월 1일이 되기 하루 전날부터 현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가며 이미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이번 백신 접종은 세계보건기구(WHO) 중재에 따라 9일까지의 제한된 휴전 기간 중에 최대한 많은 어린이들에게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기로 한 것이다.

하루 전날인 31일 가자지구에서는 소수의 어린이들이 미리 접종을 받기 시작했다. AP통신 취재기자들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약 10명의 아이들이 백신을 맞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해 왔다.

가자지구 보건부 차관인 유세프 아부 알-리시 박사는 "이번 백신 접종 기간 중에 모든 아이들에게 의료팀이 접근해 접종을 끝내려면 반드시 휴전이 필요하다"면서 과밀한 난민 수용소 마다 줄줄 흐르고 있는 하수와 오물에 대해 설명했다.

소아마비는 환자의 대변을 통해 빠르게 확산한다.

하지만 9일까지 백신 접종을 허용한 이스라엘은 현지 보건 요원들이 대상으로 잡고 있는 접종 대상 어린이가 64만 명에 이르는데도 하루 8시간 만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 이스라엘이 허용하는 곳은 인도주의적 통로에서 뿐이다. 그런 지역에서만 하루 몇 시간씩 백신 접종을 하는 동안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에서 첫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한지 25년 만에 그 동안 전쟁으로 백신 접종을 못했던 이 곳에서 8월에 다시 유아 환자가 발생한 것이 이번 백신 접종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다. 의사들은 생후 10개월 된 아기가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신체 일부가 마비되었다며 이는 WHO가 이번 백신 접종 캠페인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소아마비에 감염된 경우 당장 모든 사람에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대개는 일주일 정도에 자연 회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무섭게 번질 수 있다.

31일 젖먹이 딸에게 접종을 끝낸 아말 샤힌은 "백신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모든 사람이 다 맞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공포에 싸여있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보건의료계는 벌써 몇 달 전부터 소아마미 유행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폭격과 쉴새 없는 대피 명령으로 이미 4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가자 보건부는 발표했다.

31일 하루 동안에도 가자지구 병원에 도착한 시신은 89명에 달했고 그 중 26명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죽은 사람이었다. 부상자도 이 날 205명에 달해 하루 사상자 통계가 몇 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염병의 위험까지 닥치자 유엔의 중재로 백신 접종운동이 시작되었지만 하루 8시간, 단 9일 동안에 64만 명의 아이들에게 접종을 마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서안으로 공격 목표를 이동하고 계속해서 군사작전과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서안지구 공방전은 개전 이래 가장 격렬해서 이스라엘 정착촌 거슈 에치온 부근에서는 승용차 두대가 폭파되었다. 이스라엘군은 폭파범들을 색출해서 총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31일 제닌에서 이스라엘군 한 명이 "작전 중에 " 전사했으며 또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발표했지만 어떤 상황인지 자세한 것은 밝히지 않았다.

이 번 공격이 하마스 소행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하마스는 "영웅적인 작전"이라고 평했다. 하마스는 8월 초부터 이스라엘 국내 텔아비브 일대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폭격을 계속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일시 휴전 지역을 제외하고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전방위적으로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26일 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세에 대해 국제사회와 구호단체들은 가자 외의 지역으로 전쟁이 확대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최근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과 이스라엘군의 방해로 인해 팔레스타인의 모든 의료 시설들에 대한 접근이 막혔고 군대가 병원들과 심지어 구급차들까지 공격하고 있다"며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31일 가자지구에서 23명의 무장군을 죽였으며 제닌 부근에서만 14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제닌에서 도망친 피난민들은 대부분 민간인이었고 아기를 안고 달아난 오로마 알샬라비는 이스라엘군의 총격이 집 유리창안에 집중되어 간신히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우리는 안에 아기들이 있다고 비명을 질렀지만 이스라엘군은 반응이 없었다. 우리가 점점 더 크게 고함을 지르자 집안에 대고 더 심하게 총격을 가해서 TV등 모든 게 부서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가족은 부엌에 숨어있다가 쳐들어오는 이스라엘군에게 들켰다. 그들은 여자와 아이들, 남자들을 구분해놓고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 등을 조사한 뒤에 아기와 그녀를 놓아주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집중 공격작전이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공격 예방을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서안지구 민간인이 전쟁 시작 후 지금까지 663명이나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가자 중부에서도 이스라엘군의 폭격은 피난민이 집중적으로 들어가 있는 대형 고층 빌딩들을 주로 해서 계속되고 있다고 가자지구 관리들과 병원들이 밝히고 있다.

누세이라트와 가자시티등은 계속해서 큰 병원들이 공습을 당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스라엘 국내에서는 남은 인질들을 하루 바삐 귀국 시키라며 31일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군중들은 " 그들은 왜 아직도 가자에 있나"를 연호하며 정부에 항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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