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두고 中 찾아 관계 관리 나섰지만… 대만 등 이견 '여전' [차이나우]

이우중 2024. 9. 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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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책사’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하고 사흘 간의 첫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11월 미국 대선을 2개월 가량 앞두고 이뤄진 방중에서 양국은 정상 간 전화통화에 합의하는 등 관계 관리에 나섰지만 대만 문제 등 이견은 여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했다. 신화뉴시스
27∼29일 이뤄진 방중 기간 설리번 보좌관은 시 주석과 중국군 2인자인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카운터파트인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연달아 회동하며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중앙(CC)TV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29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면담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두 대국으로서 세계 평화의 안정적 원천이자 공동 발전의 추진체가 돼야 한다”며 “미국이 긍정적이고 이성적인 태도로 중국의 발전을 바라보고 서로의 발전을 도전이 아닌 기회로 여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몇 주 안에 시 주석과 소통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고위급 외교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시 주석과 마약문제, 군 당국간 소통, 인공지능(AI) 안전 및 리스크 등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때의 약속을 추가로 이행하는 방안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남중국해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시 주석과 설리번 보좌관의 만남에는 왕 부장을 포함한 중국 측 관리들도 참석해 시 주석이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구도로 이뤄졌다. 이번 면담이 예방 형식임을 감안할 때 시 주석과 설리번 보좌관이 특정 현안을 자세히 논의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자국의 입장을 강조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과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가 동행한 가운데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을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중국군 2인자 장 부주석과도 이례적으로 회동했다. 중국 국방부와 백악관에 따르면 양측은 대만 문제 등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확인했지만 전구(theater) 사령관급 전화 통화를 비롯한 정기적 군 대 군 소통의 중요성에는 공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가진 방중 결과 브리핑에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과 중국군 남부전구 사령원이 통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카운터파트인 왕 부장과의 전략 소통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그는 지난 27~28일 이틀간 베이징 근교 휴양지 옌치후에서 왕 부장과 양자 현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정책 목표는 미·중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라며 “상호 이해를 증진하며 오해와 오판을 줄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에 대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협력 및 윈윈(Win-win) 등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양측은 수주 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전화 통화를 추진하는 데에는 합의했지만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민감한 현안에서 팽팽하게 맞서며 여전히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이 27일 베이징을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9일 베이징에서 장여우샤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설리번 보좌관은 방중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번 방문에서 중국 측과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중국 측에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 간 소통 채널은 지난해 2월 정찰 풍선 문제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한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처음 시작돼 몰타, 워싱턴, 태국 방콕 등에서 이어졌고 베이징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을 찾은 것은 8년 만이다.

차이나우는 ‘중국’(차이나·China)과 ‘지금’(나우·Now)을 합친 제목입니다. 현지에서 중국의 최신 소식을 생생하고 심도있게 전하겠습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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