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산책하고, 호텔에서 자고…경주의 재발견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2024. 9. 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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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동반하기 좋은 관광 인프라 갖춰
최근 보문관광단지 내 펫 프렌들리 호텔 개관
첨성대 앞에서 반려견 인증사진 찍기(경주시청 제공)

(경주=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로 경주가 주목받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관광지 코스가 다양한 것은 물론, 최근 보문관광단지 내에 반려견 시각에서 만들어진 호텔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반려견 동반여행을 콘셉트로 경주에서 하룻밤을 보내봤다.

키녹 전경(교원그룹 제공)

◇ 국내 이런 곳이 있었나…반려견 중심 호텔

숙소는 보문호 중심으로 조성된 보문관광단지에 들어선 펫 프렌들리(반려견 친화)호텔인 '키녹'이다.

기존 교원그룹의 호텔체인 '스위트호텔 경주'를 개보수해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상 뼈대만 남기고 싹 바뀌었다.

호텔 규모는 연면적 7000㎡(2120평), 지상 3층, 지하 2층 건물로 이뤄져 있고 총 34개 객실에 카페, 리테일숍, 팝업행사장, 실내 펫파크, 펫 유치원, 온천수 폰드형 물놀이장, 어질리티(훈련) 시설 등이 있다. 모두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다.

반려견과 동반한다면 호텔 출입 전 '펫 패스' 제출은 필수이다.

스마트폰으로 별도의 큐알(QR) 코드 인식하면 반려동물 등록번호와 함께 각종 예방 접종 여부를 접수하는 화면이 나온다. 광견병 접종 여부도 써내야 한다.

반려동물 등록을 미처 못해도 방법은 있다. 호텔에서 간단한 절차 후 임시로 등록번호를 부여한 칩을 제공한다.

객실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유닛ⓒ News1 윤슬빈 기자

호텔은 인테리어는 일명 펫테리어(펜+인테리어)를 적용했다.

객실, 로비, 휴게 공간 등에 반려견의 눈높이에 맞는 낮은 가구를 설치했고 반려견 눈에 안정적인 나무색(우드톤)을 사용해 전반적으로 따뜻한 분위기가 감돈다.

무엇보다 객실이야말로 반려견을 위한 세심한 설계를 가장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다. TV가 있는 벽면엔 의자가 걸려 있다. 반려견이 객실 내에서 뛰어놀 때 걸리적거리는 것을 모두 걸어둘 수 있도록 TV 선반 대신에 '디스플레이 유닛'을 설치한 것이다.

소파는 반려견이 창문에 앉아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창가로 배치했고 소파에 오르기 쉽게 슬라이드를 설치했다.

반려견 세족과 샤워를 할 수 있는 욕실은 따로 있고 털이 빠져도 배수구가 막히지 않도록 배관은 기존 크기에서 2배 정도 넓게 뚫었다.

모든 조명은 빛 파장에 예민한 반려견을 위해 플리커 프리 LED를 사용했으며 곳곳엔 '리드줄'을 걸 수 있는 고리와 소리가 나는 초인종을 대신할 초인등이 달려 있다.

반려견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욕조를 갖춘 시그니처 객실. ⓒ News1 윤슬빈 기자
반려견과 함께 즐기는 키녹 레스토랑 스니프ⓒ News1 윤슬빈 기자

반려견과 하루를 보내기에 심심할 틈이 없다. 반려견이 목줄 없이 뛰놀 수 있는 펫파크가 실내와 야외에 있고 모두 소형견과 중·대형견이 이용할 수 있다. 대변 봉투나 기저귀, 물 등은 항시 비치돼 있다.

개인 시간을 위해 잠시 반려견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면 지하 1층 펫 유치원에서 3시간 보딩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 반려견과 첨성대에서 인증샷 남기기 경주엔 반려견과 함께 거닐 산책 코스가 다양하다.

발길 닿는 곳마다 문화재가 즐비하기 때문에 반려견 출입이 까다로울 거 같지만, 유적지 내부를 제외하고 반려견과 산책할 곳은 차고 넘친다.

키녹이 자리한 보문관광단지는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기 딱 알맞은 곳이다. 거대한 인공호수 보문호를 따라 조성된 약 7km 길이의 호반 산책로를 유유히 거닐 수 있다.

호반 산책로를 일주하면 약 2시간에서 2시간 3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곳곳에 물너울교, 호반1교 등의 호수 위 보도교량과 소공원, 작은 숲 등 힐링 장소들이 많다.

인기관광지답게 벤치,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아주 잘 갖추어져 있다. 산책로는 자전거, ATV 등의 통행이 금지되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하게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보

첨성대의 아름다운 야경도 반려견과 함께 구경할 수 있다. 첨성대는 동양 최고(最古)의 천문대라 불리며 경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첨성대 일대엔 꽃단지와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내부를 제외하고 제약 없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수 있다. 또, 한창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월성 역시 발굴현장 주변의 산책로를 반려견과 함께 둘러볼 수 있고 신라 천년의 숲 계림도 추천하는 코스이다.

경주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경주읍성'도 반려견과 동반여행이 가능하다. 고려시대 축성돼 조선시대를 거쳐 근현대까지 이어지는 중요 문화유산으로 복원 사업이 한창이다.

경주읍성 복원사업은 2002년부터 2030년까지 총사업비 605억 원이 투입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성벽 1.1km 복원, 치성 12곳, 문루 2곳 복원이 주요 대상이다.

경주읍성에는 성곽 위에 관람로와 성벽 아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성곽 위로는 반려견과 함께 관람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성벽을 따라 아래에 조성된 산책로는 동반할 수 있다.

경주읍성에서 반려견 인증샷 남기기(경주시청 제공)

◇ 걷기만 해도 힐링되는 공원

도심 속 녹지 힐링공간인 황성공원은 대표적인 반려견 동반 산책 명소. 지역 반려인들이 많이 찾는다.

공원 잔디밭에서 반려견과 함께 소풍을 즐길 수 있다. 또 느티나무, 이팝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고목들과 구불구불 멋스러운 소나무가 우거진 숲속 산책로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김유신 장군동상이 있는 야트막한 동산, 박목월시비, 충혼탑 등 공원 내에 볼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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