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없다" 15억 외국인 애물단지 전락…'선발 꼴찌 붕괴' 총력전 선언 무의미해진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업데이트는 없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달 3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또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30)의 현상태가 어떤지 질문을 받았다. 벌써 3개월째 브랜든의 안부를 묻는 게 일상이 됐는데 돌아오는 답은 늘 위와 같다. 브랜든은 지난 6월 왼어깨 견갑하근 부상으로 이탈한 뒤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일 불펜 피칭을 시작하면서 끝이 보이나 싶었는데, 피칭 이후 어깨 통증이 재발하면서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갔다. 투구 관련 프로그램은 모두 멈추고 웨이트트레이닝 등 기본 훈련으로 버티는 기간만 또 한 달을 채우고 있다. 여전히 공은 잡지 않고 있다.
브랜든은 올해 두산과 총액 113만 달러(약 15억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 딜런 파일의 대체 외국인으로 합류해 18경기에서 11승3패, 104⅔이닝,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면서 몸값을 크게 올렸다. 올해도 부상 전까지는 14경기에서 7승4패, 75이닝, 평균자책점 3.12로 순항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브랜든이 마운드 위에서 기여한 기간보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기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
두산은 브랜든이 이탈하면서 선발진의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곽빈과 조던 발라조빅 외에는 기복이 심했다. 브랜든의 대체 외국인으로 영입한 시라카와 케이쇼는 5이닝을 던지는 것도 버거워해 최소 3선발의 임무도 해주지 못했다. 두산은 그럼에도 브랜든이 없어서 시라카와와 처음 6주 400만엔(약 3600만원)에 계약했고, 브랜든이 6주 안에 돌아오지 못하면서 시라카와와 15일(보름) 140만엔(1280만원)에 계약을 연장했다. 약 8주 동안 540만엔 추가 비용이 들었는데, 비용 대비 효과는 크지 않았다. 시라카와는 연장 계약 직후 첫 등판이었던 지난 2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연장 계약 비용만 날리고 브랜든의 공백은 전혀 채우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와 마주하게 됐다.
최근에는 곽빈마저 흔들리고 있다. 곽빈은 외국인 원투펀치 문제로 시즌 내내 애를 먹을 때 홀로 로테이션을 지키며 사실상 1선발 임무를 했는데, 8월 들어 5경기 1승2패, 25⅓이닝, 평균자책점 7.46으로 부진했다. 외국인 선발투수의 몫까지 다 해냈던 여파가 이제야 나타나고 있는 듯한데, 가을야구를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시기라 휴식을 줄 수도 없다. 곽빈 외에도 최원준(5경기, ERA 9.43), 최승용(3경기, ERA 10.13) 등 국내 선발투수들이 불안정하면서 두산의 8월 선발 평균자책점은 6.12까지 치솟아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발라조빅이 5경기 2승3패, 27⅓이닝, 평균자책점 2.63으로 버티고 있다.
이 감독은 잔여 경기 일정이 시작되면서 발라조빅과 곽빈 2명을 주축으로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나머지 선발 자리는 상황에 따라 채우는 전략을 세웠다. 두산은 현재 정규시즌 16경기밖에 남지 않아 오는 28일까지 짜인 전체 일정에서 휴식일이 매우 많다. 발라조빅과 곽빈을 가능한 많이 투입하면서 최원준, 최승용, 김민규 등을 돌아가면서 쓰는 전략을 짠 이유다.
선발이 어느 정도만 던져주면 이병헌, 최지강, 김택연, 김강률, 이영하, 홍건희 등 두산이 자랑하는 필승조를 과감하게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는 계획도 세웠다. 이 감독은 "우리가 경기가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곽)빈이하고 발라조빅이 계속 정상적인 로테이션으로 가고, 그 중간에 틈이 많이 생긴다. 그때 이제 최원준이 있고, (최)승용이가 아직 선발투수처럼 80개, 100개 이상 던질 수 없지만, 그래도 지난 경기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김)민규도 좋은 피칭을 보여줬기 때문에 중간으로 갈 수도 있고 여러가지 방안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지난달 31일)과 내일 경기하고, 또 하루 쉬고 2경기하고 또 휴식이 있기 때문에 사실 우리 필승조가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면 자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선발투수가 5~6이닝 던져주면 좋겠지만, 지금은 이제 그럴 때는 아닌 것 같다. 매 이닝 조금 집중해서 투수의 컨디션에 따라서 점수에 따라서 투수진 운용에 조금 변동을 줘야 될 것 같다. 그래서 필승조들이 조금 빨리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롯데전은 선발투수 곽빈이 무너지면서 구상이 꼬였다. 곽빈은 5이닝 91구 7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0-4로 뒤진 4회말 양석환이 좌월 3점포를 터트려 3-4까지 따라잡고 맞이한 5회초 투구가 큰 아쉬움을 남겼다. 곽빈은 1사 후 손호영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다시 2사 후에 전준우에게 중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때 다시 3-6으로 거리가 벌어지면서 롯데로 분위기가 넘어갔고, 끝내 두산은 4-7로 패했다.
두산은 5회말 4-6으로 쫓아가면서 역전승을 위해 필승조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김강률(1이닝)-이영하(1이닝)-홍건희(⅔이닝 1실점)를 소진했다. 그사이 타선은 더 이상 터지지 않았고, 홍건희가 8회초 1실점하면서 역전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 불펜에서 계속 몸을 풀던 최지강 대신 정철원이 등판해 남은 1⅓이닝을 책임지면서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두산은 시즌 성적 64승62패2무로 4위에 올라 있다. 3위 LG 트윈스와는 3경기차인데, 5위 kt 위즈와는 어느새 1.5경기차까지 좁혀졌다. 최소한 곽빈과 발라조빅이 등판하는 경기만큼은 잡아야 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곽빈이 등판한 경기에서 어그러지면 kt에 추격을 계속 허용할 수밖에 없다. 곽빈과 발라조빅이 무너지면 타선이 터지지 않는 한 롯데전처럼 의미 없는 총력전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브랜든이 돌아와야 할 때 돌아오지 않으면서 시즌 끝까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브랜든이 정규시즌 등판이 가능할지 장담할 수도 없다. 겨우 공을 던지게 되더라도 3개월 넘게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고, 선발투수로서 충분한 투구 수도 기대할 수 없어 돌아와도 부상 전의 브랜든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고 해도 또 곽빈과 발라조빅 외에 믿을 선발이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브랜든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가운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시간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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