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나도 '난민' 출신..리본 달았다고 정치적?" 일갈 [손석희의질문들][종합]

김나라 기자 2024. 9.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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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나라 기자]
윤여정 /사진=MBC '손석희의 질문들' 캡처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한 윤여정
배우 윤여정이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특유의 돌직구 화법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윤여정은 8월 31일 오후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 5회 게스트로 등장, 해당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날 윤여정은 2021년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 그냥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보는구나, 구경이나 해봐야겠다 그런 생각을 갖고 갔지, (상을) 탄다고는 상상도 안 했다"라고 회상했다.

이듬해 제94회 오스카상 시상자로서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 선 윤여정. 특히 당시 윤여정은 드레스에 '블루 리본'을 착용해 화제를 모았다. 이는 유엔난민기구에서 이끄는 '난민과 함께' 캠페인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로하는 의미가 담겼다.

윤여정은 "자발적 착용이었나"라는 손석희의 물음에 "주최 측에서 '달지 않겠냐' 해서 달겠다고 한 거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나도 난민 출신이라고 하겠다고 했다. 나도 6.25 전쟁으로 인해 세 살 무렵 이북에서 넘어온 피난민이니까"라고 밝혔다.

이에 손석희는 "하지만 이런 행동을 정치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 않냐"라고 물었고, 윤여정은 "그러니까요, 제일 많이 당하셨겠죠?"라고 혀를 내둘렀다. 손석희는 "그건 여러분께서 판단하시길"이라며 말을 아꼈다.

윤여정은 "우리 모두 정치적이지 않냐. 어떤 당을 좋아하든 우리 자유인 것이고, 그 리본을 달았다 해서 내가 정치적이고 그런 건 아니지 않냐. 모르겠다. 왜 이렇게 다 서로 편을 가르는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오래 산 게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오래 산 사람이다. 나 어릴 때만 해도 정치인은 우리를 대신해 자기 생활을 희생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분이라 배웠다. 우리 어머니 세대만 해도 존경했었다"라고 했으나 말이 길어지자 이내 입을 다물었다.

그런 윤여정에 대해 손석희는 "말씀 나누다 보면 '시크함' '쿨함' 이런 걸 늘 느낀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여정은 "예전엔 아무도 저한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목소리 이상하고 저 여자 연기를 너무 감동적으로 안 한다' 그러더니, 갑자기 60살이 넘어서면서부터 '멋있다' 하더라. 그래서 속으로는 '이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고 이러는구나' 싶더라. 날 어떻게 안다고? 그러나 요새는 많이 듣다 보니 진짜 멋있어야 할 것 같아서 짜증 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아마도 윤여정 배우의 연기와 인생의 서사를 알기 때문에 '멋있다'라는 거다"라는 손석희의 말에도 "그래서 더 기분 나쁘다. 누구의 인생도 쉽지 않겠지만, 저는 직업이 배우라 알려진 부분이 있는데 그게 연민과 동정 같은 건가 싶더라. 살아온 세월이 안 됐어서 '멋있다는 건가'라는 생각에. 제가 삐딱한 부분이 있어서 기분 나빠한 적 있다. 근데 이제 그런 소리 들은 지 10년은 돼서 어떻게 멋있어 보여야 하나 싶다"라고 전했다.

또한 윤여정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격지심을 느낀 적이 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그는 "일단 나이가 들면 불편한 일이 많아진다. 육체적으로. 그래서 불편이 겹치다 보니 불쾌해진다. 그래서 많이 생각해 봤다.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누구나 잘 늙어서 곱게 죽고 싶지 않냐. 그런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고비 고비마다 고민에 봉착한다. 대사가 잘 안 외워질 때, 기억력이 떨어질 때, 그럴 때 참 속상하다. 내가 감으로 느끼기에, 자괴감이 들곤 한다"라고 터놓았다.

윤여정은 "'무대에서 죽겠다', 거창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저는 그렇게는 말 못 하고 그래도 살아있는 한, 숨 쉬는 한 일상을 살다가 가는 게 제일 행복한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그 일상이 50 몇 년 동안 해온 배우이기에, 일상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한 것이고. 저는 그냥 나이 드는 준비를 하는 거 같다. 악착스럽게 젊은 척할 필요도 없고 가면 오고 가면 오고 그런 것이지 않나 싶다"라고 초연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윤여정은 OTT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2'에서 노년의 선자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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