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생명 인수 승인할까…당국 "타당성 보겠다"
우리금융그룹이 1조5500억원에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금융당국의 승인 여부가 마지막 관문으로 남았다. 금융당국이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에서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경영 건전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M&A(인수합병) 성사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공개 저격'한 만큼 승인 심사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에서 제재 이력 등의 적격성을 배제한다는 조항이 명시적으로 들어가 있지는 않다"며 "지주회사법상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보도록 돼 있는데, 타당성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승인 심사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협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자회사 편입 승인 시 금융당국이 '타당성'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냐에 따라 심사가 엄격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주회사법 17조와 시행령 13조에 따르면 지속적인 영업의 영위와 경영건전성 유지에 적합해야 하고, 법령에 위반되지 않으면서 건전한 금융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어야 한다. 부당대출 이슈가 우리은행에 이어 비은행 자회사까지 확대된 우리금융이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2020년 하나금융그룹의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보) 인수시 검찰 조사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으나 자회사 편입 승인을 해줬다. 2014년 KB금융그룹의 LIG손해보험(현 KB손보) 인수시에도 승인했다. 당시 KB금융은 대규모 정보유출로 금융당국 기관경고를 통보 받은 상태였다.
자본비율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법상 금융위원회가 요구하는 적정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보통주 자본비율 최소 요건은 현재 9% 지만 올 연말 '스트레스 완충자본' 도입으로 최대 11.5%로 상향될 수 있다. 지주회사별로 얼만큼 상향될지는 금감원이 실시 중인 테스트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금융 보통주 자본비율은 6월말 기준 12.04%로 5대금융지주 중 가장 낮다. 보험사 인수시 주식 보유에 따라 0.08%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비율 산정시 7500억원에 달하는 염가매수차익(부외영업권) 적정성도 심사에 오를 수 있다. M&A로 취득한 기업의 순자산 가치가 인수가격보다 높으면 차액만큼 당해이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 우리금융 측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 PBR(주가준자산비율)이 3월말 기준 각각 0.65배, 0.30배로 밝혀 염가매수차익이 7500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가격 1조5500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덕분에 인수로 인한 자본비율 하락 방어가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염가매수차익의 적정성은 금융당국의 심사 대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할 때 최소자본 요건을 넘었다고 심사 기준을 충족한다고 보진 않는다"며 "인수 이후 전반적으로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종합 판단한다"고 밝혔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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