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타자'에만 전념하는 오타니의 극한인가 [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또 쳤다. 그리고 또 달렸다. 오타니 쇼헤이(30·LA다저스)가 연일 홈런과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8월24일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40홈런-40도루를 기록하면서 홈런-도루 페이스를 무섭게 끌어 올리고 있다.
120년이 넘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6번째 40-40을 기록하게 된 오타니는 '투타겸업' 선수라는 점에서 더 놀랍다. 물론 올해는 부상 회복으로 인해 투수를 쉬고 있어 부득이하게 타자에만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라는 괴물이 전성기 시점에 타자에만 전념할 경우 얼마나 더 괴물이 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즌이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50홈런-50도루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오타니다.
▶팔꿈치 수술 회복에 통역사 사건까지…오타니의 시작은 불안
올시즌을 앞두고 오타니를 둘러싼 환경은 어수선했다. 먼저 지난해 9월 야구선수에게 치명적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재활을 했다. 이 수술로 인해 오타니는 올해 투수로 활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수술이 단지 투수에게만 영향이 가는 게 아니다. 타자들도 재활이 필요하고 타격에 중요한 팔꿈치에 칼을 댔기에 수술 후 고전 혹은 타격감을 찾는데 어려워하는 선수도 상당수다.
게다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개막시리즈 직후 통역사와 매니저를 한 미즈하라 잇페이가 횡령과 사기로 해임되는 일도 있었다. 10여 년간 가장 믿고 의지했던 잇페이가 알고보니 오타니의 돈 수백억원을 횡령해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오타니 역시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FBI 참고인 조사까지 받아야만 했다. 오타니가 느꼈던 배신감은 본인만 알터.
또한 지난 6년간 뛰었던 LA에인절스를 떠나 다저스와 스포츠 역사상 최고 계약인 10년 7억달러(약 9342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를 짓눌렀다.
이처럼 부상 회복과 믿었던 사람의 배신, 초대형 계약에 따른 부담감까지 삼중고가 오타니를 짓눌렀기에 결코 쉽지 않은 시즌이 예상됐다.
▶오타니는 오타니
시즌이 시작되자 오타니는 오타니였다. 자신을 둘러싼 일과 야구는 완전히 별개로 분리했는지 야구장에서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뛰어났다. 3~4월에만 홈런 7개, 도루 5개 타율 0.336, OPS(출루율+장타율)을 1.017을 기록하더니 매달 최소 6홈런 이상은 기록했다.
특히 6월에는 26경기에서 12홈런을 몰아쳤고 6월에 홈런을 많이 기록하는 대신 월간 3도루에 그치자 7월에는 한달간 6홈런-12도루를 기록하며 홈런-도루를 비슷하게 가져갔다.
8월에는 29일까지 월간 타율 2할 초반대로 부진하지만 10홈런-12도루를 기록하며 스스로도 50홈런-50도루를 의식하는 듯 홈런과 도루만큼은 놓치지 않고 있다.
스타성 역시 대단하다. 오타니는 지난 24일 팀이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만루홈런을 때리며 40홈런-40도루 고지에 오른 것.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5명밖에 없던 대기록을 세운 그 순간이 끝내기 만루홈런이라는 점 때문에 '스타는 스타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오타니의 위대함, 그리고 50-50 도전
8월31일까지 오타니가 기록한 fWAR(대체선수 이상의 승수)은 6.6으로 내셔널리그 투타를 통틀어 1위다. 지명타자라는 '반쪽'짜리 선수임에도 WAR 1위라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반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수비에서의 기여도는 WAR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일례로 2015시즌 중견수 케빈 키어마이너는 출루율이 3할이 되지 않음에도(0.298) WAR을 무려 4.3을 기록했고 김하성 역시 올시즌 0.233이라는 낮은 타율에도 WAR 2.6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수비 능력 덕분이다.
하지만 오타니는 수비를 하지 않는 지명타자임에도 내셔널리그 WAR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즉 오직 타격만으로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올시즌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지명타자 MVP도 확정적이다.
1988년 호세 칸세코(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42홈런·40도루로 MLB에서 처음으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1996년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2홈런·40도루),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42홈런·46도루),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워싱턴 내셔널스·46홈런·41도루), 2023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41홈런·73도루의 기록으로 40-40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그러나 최초의 40-40 달성자인 칸세코는 도루 성공률이 71%, 소리아노도 성공률이 70%밖에 되지 않았다. 80%이상은 되어야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도루인데 40-40 기록을 위해 억지로 도루 성공을 했다는 비난도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다르다. 43개의 도루를 하는 동안 실패는 고작 4개로 성공률이 91%다. 팀에 영양가 만점의 도루인 셈이다.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통산 6번째 40-40 클럽에 가입한 오타니. 중요한건 아직 시즌이 한달이나 남았다는 점이다.
자연스레 50홈런-50도루 도전이 초점이 된다. 8월31일까지 43홈런-43도루를 기록 중인 오타니는 시즌 종료까지 51홈런-51도루 페이스인 상황. 수학적으로는 아슬아슬하게 50-50 달성이 가능하다. 결국 중요한건 9월 마지막 한달 동안 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야구선수들의 전성기 나이로 보는 30세에 그동안 해왔던 '투타 겸업'이 아닌 타자에만 전념하는 오타니. 오직 타자에만 전념하는 오타니가 얼마나 괴물 같을 수 있는지 2024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오타니는 과연 12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 최초의 대기록으로 아시아를 넘어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써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지 기대되는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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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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