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도 여전하네”...레몬색 드레스 입고 손키스 날린 ‘오페라 여신’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9. 1.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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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토스카’ 주연 안젤라 게오르규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
서울시오페라단 전막 공연
‘라보엠’ 이후 12년만에 내한
“푸치니는 여성의 강인함과
연약함 모두 표현한 작곡가
한국관객들 늘 반응좋아 기대”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의 푸치니 ‘토스카(Tosca)’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4.8.30 연합뉴스
“제 목소리는 푸치니를 노래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오페라 스타 안젤라 게오르규(59)는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푸치니가 작곡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독특하고, 나는 그런 모든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 오페라 거장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오페라단이 제작한 ‘토스카’ 무대를 앞둔 포부다.

토스카 역에는 안젤라 게오르규와 임세경이, 그의 연인 카바라도시 역에는 테너 김재형과 김영우, 이들을 파멸로 이끄는 악인 스카르피아 역에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과 바리톤 양준모 등 세계적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9월 5~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게오르규는 특히 한국에선 12년 만의 전막 공연으로 내한했다. 그는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목소리, 화려한 미모를 겸비한 세계적 소프라노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1992년에 푸치니 ‘라 보엠’ 미미 역할로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빈 슈타츠오퍼,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의 무대에 잇따라 오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게오르규는 2002년 첫 내한 이후에도 여러 차례 한국 관객과 만났는데, 전막 공연은 2012년 연세대 노천극장에서의 야외 오페라 ‘라 보엠’(지휘 정명훈) 이후 두 번째다.

게오르규는 “전막 오페라의 주역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내가 혼자 노래하는 게 아니라 항상 모두와 함께 노래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관객 너무 잘해주고 반응도 너무 좋았다”고 기대를 표했다.

오페라 ‘토스카’는 ‘라 보엠’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19세기 초 로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극적인 베리스모(사실주의) 오페라다. 극중 경시총감 스카르피아는 오페라 가수인 여주인공 토스카를 탐내고, 그의 연인이자 화가인 카바라도시를 정치범으로 몰아 감옥에 가둔다.

토스카는 연인을 구하려 스카르피아를 살해하지만, 끝내 카바라도시를 구하지 못하고 스스로 투신하고 만다. 하루 동안 끌어오르는 감정과 갈등, 긴장감이 황홀한 음악을 타고 분출한다. 그 중심에 있는 토스카는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등으로 관객에게 짙은 호소력을 발휘한다.

게오르규는 “푸치니는 여성의 특징과 성격을 가장 잘 이해하는 작곡가”라며 “연약한 모습뿐 아니라 힘과 강인한 성격 등 여성을 모든 측면에서 가장 훌륭하게 묘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주 공포스럽고 거친 이야기지만 오랫동안 사랑받은 건 아름다운 노래 덕분”이라며 “푸치니는 짧은 선율로도 관객을 사로잡는 법을 알았다”고 평가했다.

9월 5~8일 열리는 서울시오페라단 ‘카르멘’의 주역을 맡아 내한한 세계적 오페라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미모와 실력으로 주목받던 전성기 때에 비해 세월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대중의 시선을 즐긴다. 이날 그는 양쪽 어깨를 드러낸 화려한 레몬색 드레스와 머리띠, 눈을 가린 짙은 선글라스를 착용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시종 여유롭고 호쾌한 태도였다. 기자들을 향해 “헬로”(안녕)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고, 이름을 소개받자 손키스를 날리기도 했다.

사회자가 진행하기도 전에 손을 번쩍 드는 기자를 직접 지목하는 등 여장부 같은 면모도 보였다. 간담회 말미에 취재진이 ‘선글라스를 벗어줄 수 있느냐’고 요청하자 “시차 때문에 좀 피곤하다. 그래도 화장을 했다”며 화끈하게 맨 얼굴로 참석자들과 눈을 맞추기도 했다.

이번 프로덕션은 전쟁을 배경으로 사랑하는 연인이 어떻게 파멸로 치닫는지를 주목할 방침이다. 표현진 연출은 “완전히 고증하진 않았지만 1900년대 1·2차 세계대전 시기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규는 “나는 운 좋게도 내가 100% 동의한 기획과 프로덕션에 출연해왔다”며 “오페라는 기존의 것을 바꾸기보다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음악과 주제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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