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높이 횡단보도 '불쑥' 운전자 부상…지자체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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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주행 중 갑자기 단차가 치솟는 험프형 횡단보도(고원식)로 인해 운전자가 다쳤다면 도로 관리 주체인 지자체가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어 "횡단보도 근처에서 운전자들이 감속해야 하는 것과 별개로 주행 중이던 도로와 15㎝의 단차를 가진 시설물이 존재하리라는 것까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 여러 정황과 공평성을 고려하면 피고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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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도로 주행 중 갑자기 단차가 치솟는 험프형 횡단보도(고원식)로 인해 운전자가 다쳤다면 도로 관리 주체인 지자체가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김정숙)는 한 보험회사가 순천시를 상대로 제기해 일부 승소한 '구상금 청구 소송' 1심을 파기하고 피고의 손해 배상 책임 범위를 변경했다고 1일 밝혔다.
해당 보험회사의 보험에 가입한 운전자 A 씨는 지난 2022년 4월 1일 전남 순천경찰서 앞 도로를 주행하던 중 허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경찰서 앞에 임시로 설치된 험프형 횡단보도가 원인이 됐다.
험프형 횡단보도는 포장면을 보도면과 같은 높이로 시공해 보행자의 안전성을 높이는 방식의 과속방지턱이자 횡단보도다.
횡단보도에 부딪힌 운전자는 그 충격으로 허리를 운전석에 부딪혔고 흉추 골절, 요추 염좌 등의 진단을 받았다.
보험회사는 운전자에게 치료비와 합의금 등 5925만 원을 지급하고 순천시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에 나섰다.
사고 원인이 된 횡단보도가 도로면보다 지나치게 높게 설치돼 있었고 횡단보도가 설치됐다는 안내표지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횡단보도의 높이는 보도 경계석과 같은 15㎝였다.
실제 문제의 횡단보도는 사고 발생 신고와 이어진 문제 제기로 철거 조치 후 재시공됐다.
순천시는 사고 손해배상 책임은 순천경찰서가 져야 한다며 소송 당사자가 아님을 주장했다.
1심 법원은 횡단보도가 도로면보다 높게 설치돼 있던 점, 안내표지도 없었던 점 등을 들어 순천시의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운전자도 횡단보도와 맞물린 이 과속방지턱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순천시의 책임 비율을 70%로 제한했다.
순천시는 항소를 제기했고 2심 법원은 순천시의 책임 비율을 50%로 변경했다.
2심 법원은 "험프형 횡단보도는 경사와 횡단보도 부분을 서로 다른 색상, 재질로 하고 경사가 완만하게 해야 한다. 설치 지점 전 30~200m 앞 부근에도 사고 방지를 위한 표지를 설치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횡단보도 경사에 야광테이프가 붙여져 있었으나 이것만으로는 운전자들이 험프형 횡단보도를 미리 식별하기란 쉽지 않다"며 "더욱이 이 횡단보도 근처에는 설치 시설물을 알 수 있는 어떤 안내표지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횡단보도 근처에서 운전자들이 감속해야 하는 것과 별개로 주행 중이던 도로와 15㎝의 단차를 가진 시설물이 존재하리라는 것까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 여러 정황과 공평성을 고려하면 피고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한다"고 강조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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