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패럴림픽] 한국탁구 '히든카드' 장영진-박성주 복식 조, 첫 패럴림픽에서 은메달 수확. 시상식 무대에는 2개의 태극기가 펄럭였다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금메달 획득의)좋은 기회였는데…아쉽습니다."
한국 탁구대표팀이 2024년 파리패럴림픽을 위해 야심차게 내세운 '히든카드' 듀오는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눈 앞에 다가왔던 금빛 메달을 놓친 게 내심 마음을 무겁게 한 듯 했다. 하지만 두 명 모두 첫 패럴림픽에 나서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그들의 노력을 깎아내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당한 세계 2위였다.
파리패럴림픽 탁구 남자복식(MD4 등급)에 나선 장영진(31·서울특별시청)-박성주(45·토요타코리아)조가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에서 은메달의 뛰어난 성과를 냈다. 두 명 모두 처음 나선 패럴림픽에서 세계의 강자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금메달을 향한 마지막 관문은 통과하지 못했다.
장영진-박성주조는 1일 자정(한국시각) 프랑스 수드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탁구 남자복식(MD4) 결승전에서 슬로바키아의 피터 로바스-얀 리아포스 조를 상대했으나 세트스코어 1대3(10-12, 11-7, 7-11, 8-11)으로 패했다. 노련미를 앞세운 슬로바키아의 경기 운영을 따라잡지 못했다.
경기 후 박성주와 장영진은 제대로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금메달 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워낙 컸던 탓이다. 특히 결승전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입을 모아 "너무 아쉽다"는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첫 패럴림픽임을 감안하면 두 선수는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펴도 된다. 탁구대표팀의 '히든카드'로 나와 은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장영진은 체대생이던 2013년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이후 사격을 거쳐 탁구를 시작했다. 탁구의 길로 접어든 뒤로는 '패럴림픽 금메달 획득'의 꿈을 키워왔다.
지난해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베테랑 에이스' 주영대(51)와 짝을 이뤄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파리패럴림픽을 앞두고 체력에 부담을 느낀 주영대가 단식에 올인하기로 하며 새 파트너를 만났다.
'대기만성'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박성주가 장영진의 새 짝꿍이 됐다. 2008년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박성주는 이번 대회 전까지 패럴림픽은 물론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출전 경험도 없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태극마크를 향해 성장했다. 박성주가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건 2023년부터다. 파리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1년간 무려 13개국을 돌며 국제 오픈에서 성적을 따냈다. 그리스오픈과 요르단오픈, 태국오픈에서 남자단식 1위를 차지했고, 일본오픈과 요르단오픈에서는 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혼신의 노력 끝에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렇게 장영진의 새 파트너로 발탁됐다.
장영진-박성주조는 1번 시드를 받고 나섰고,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왔다. 공격적인 장영진과 안정성 있는 박성주는 조합도 완벽했다. "꼭 금메달 따겠다"고 했지만, 마지막 관문은 넘지 못했다. 그래도 한국 탁구대표팀 두 번째 은메달이다. 탁구는 파리패럴림픽에서 메달 5개(은2·동3)를 수확했다.
각 세트 중반부까지 팽팽한 접전 양상이 반복됐다. 1세트는 6-6 동점 상황에서 연이은 실수로 7-10으로 밀렸다. 장영진이 공격적으로 나서며 10-10 듀스까지 쫓아갔다. 긴 랠리 끝에 상대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해 1점 내줬고, 실수까지 겹치며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2세트에선 반격에 성공했다. 8-7로 앞선 가운데 장영진이 강력한 스매시로 3연속 득점을 뽑아내며 세트를 매듭지었다. 3세트 7-8의 추격 상황이 펼쳐졌다. 여기서 박성주의 리시브와 장영진의 스매시가 연달아 네트 상단을 맞고 탁구대 밖으로 벗어났다.
3-6으로 끌려가던 마지막 4세트에서 타임아웃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양 팀 선수들의 서브와 리시브 실책 속에 장영진이 백핸드 공격을 성공하며 8-9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경기를 마무리할 기회를 잡은 상대가 연이어 스매시 공격을 퍼부어 세트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박성주는 "파트너(장영진)는 자기 몫을 했다. 내가 너무 못했다. 상대가 공격하기 쉽게 잘 넘겨줬다. 거기서 분위기가 넘어가고 말았다. 아쉽다. 경기 중간에라도 개선했어야 했다. 노력은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최선을 다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면 아쉬움이 덜할 것 같다. 그게 아니다. 쉽게 넘겨주기만 했다. 그것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영진 또한 "정말 좋은 기회가 왔는데 놓쳤다. 너무 아쉽다. 고생한 파트너(박성주)에게 고맙다. 고생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편, 이날 결승전 후 열린 시상식에서는 4강에서 슬로바키아에 패한 차수용(44·대구광역시청)-박진철(42·광주광역시청) 조도 함께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수드파리 아레나4 시상식 무대에는 태극기 2개가 자랑스럽게 올라가게 됐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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