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강렬한 힘·외관 속 편안함…반전매력 극대화

김태환 2024. 9. 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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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감 살린 외관으로 강렬한 인상…최대토크 54kg·m의 강력한 힘
기존 모델 대비 2700만원 상승한 가격 단점

27일 경기도 남양주 한 캠핑장 앞에 쉐보레 픽업트럭 '올 뉴 콜로라도'가 전시돼 있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나는 사나이.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사나이. 때가 되면 완전 미쳐버리는 사나이.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 그런 사나이."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가사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를 시승하면서 강남스타일의 가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분명 볼륨감 있고 강인한 외관에 강력한 동력성능으로 산길을 거침없이 헤쳐 나가면서도, 도심에서는 안락하고 정숙한 주행을 선보였다. 추월을 위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힘차게 치고 나갔고, 미들 사이즈 짐칸은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의 편의성을 높였다.

<더팩트>는 지난 27일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 경기도 남양주 일대 오프로드 코스를 돌며 쉐보레 콜로라도의 정통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감성을 체험해 봤다.

외관은 '상남자'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기존 콜로라도 대비 보닛과 측면부에 굴곡진 각을 많이 넣어 근육질의 보디빌더를 연상케 하는 외관을 구현했다. 전면부에는 쉐보레의 십자 앰블럼을 중심으로 거대한 검은색 무광 그릴이 강인하면서도 고성능의 차량임을 더욱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전조등은 슬림하게 구성해 도시적이면서도 젊은 감각이 느껴지는 이미지를 잘 살렸다.

측면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휠의 크기가 커졌다는 데 있었다. 20인치 휠에 브리지스톤 터레인 타이어가 장착됐는데, 휠하우스 공간을 기존보다 늘려 최대 35인치 타이어까지도 장착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좀 더 공격적이고 강한 인상을 주고, 실제 오프로드에서도 더욱 험지 주파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인상을 줬다.

실제로도 기존 모델 대비 올 뉴 콜로라도는 휠베이스가 79mm, 최저지상고 13mm가 늘고 어프로치 앵글도 4.1도 높여 오프로드 성능을 개선했다.

'올 뉴 콜로라도'의 정면, 후면, 측면 모습. /김태환 기자

내부 디자인도 기존 모델 대비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뀌었다. 11인치 클러스터와 11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최근 트렌드를 충실히 따라왔고, 시트와 내장재 곳곳에 붉은색 퀼팅을 통해 고급감을 더했다. 벤트홀은 마치 제트엔진을 연상케 하는 원형으로 설계돼 고성능 차임을 강조했다. 공조장치나 비상등과 같이 자주 조작하는 버튼은 피아노 형식으로 구성해 누르기 편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줬다.

운전석과 조수석 가운데 기어봉이 위치해 있고, 주행모드를 변경하는 버튼이 자리 잡고 있는데, 기어 변속을 할 때 반응이 살짝 느린 점은 아쉬웠다.

픽업트럭 특성상 2열은 상대적으로 좁을 것 같았는데, 키 174cm 성인남성이 탑승했을 때 무릎 공간은 주먹 한 개 반 정도 남을 정도로 넉넉했다. 다만 시트 각도는 90도 직각으로 세워져 장시간 탑승하면 다소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짐칸은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돼 있어 정통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테일게이트는 90도로 완전히 개방할 수도 있고 반쯤 열리게 해 고정시키는 기능 '미드포지션'도 지원한다. 미드포지션 상태에서도 226kg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어, 조금 긴 물건을 적재할 때 도움을 준다. 여기에 테일게이트 안에도 수납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공구나 음료 등 물건을 적재할 수 있도록 했다. 짐칸은 스프레이온 베드라이너 형식으로, 플라스틱 질감의 코팅제를 뿌려 방수 방진 기능을 제공했다.

'올 뉴 콜로라도'의 짐칸 모습. 철판에 코팅제를 바르는 스프레드 베드라이너 형식을 적용했다. /김태환 기자

특이하게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머플러의 방향이 뒤가 아니라 옆으로 꺾여 휘어있었는데, 테일게이트에서 작업을 할 때 사람에게 배기가스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설계라고 GM 측은 설명했다.

주행 성능은 어떨까. 올 뉴 콜로라도에는 차세데 2.7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314.3마력에 54kg·m의 최대토크를 구현한다. 해당 파워트레인은 미드 사이즈의 올 뉴 콜로라도보다 한 체급 높은 풀사이즈 픽업트럭 실버라도에도 적용되는 엔진으로, 콜로라도에게는 차고 넘치는 힘을 제공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는대로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가속력을 제공했으며 스티어링휠 반응도 덩치에 맞지 않게 민첩했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축에 속했지만 너무 딱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짐칸 때문에 후륜에는 판스프링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2열 승차감은 다소 열악했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1열 모습. /김태환 기자

조금 아쉬운 점은 차선유지보조 기능이 너무 둔감하다는 데 있었다. 국내 경쟁 브랜드 차들의 경우 차선 중앙으로 차량을 정렬하는데, 올 뉴 콜로라도는 차선을 거의 밟는 수준이 돼야 차량이 개입했다. GM 측은 운전자 스스로가 운전에 더욱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이런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차에 너무 의지하면 오히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올 뉴 콜로라도가 '상남자' 외관과는 달리 일상 주행 속에서는 전반적으로 정숙성을 유지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타이어가 올 터레인 타이어임에도 불구하고 컴포트 타이어를 낀 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로 노면과의 마찰 소음이 적었다. 디젤이 아니라 가솔린 엔진이라는 점에서도 정숙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 강하게 가속페달을 밟지 않으면 엔진 소리를 들을 일이 없었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의 2열 모습. 픽업트럭 특성상 시트 각도가 직각에 가깝다. /김태환 기자

오프로드 코스에서도 올 뉴 콜로라도의 강력한 힘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8%가 넘는 흙길 오르막도 거침없이 올라갔으며, 내리막에서는 '디퍼렌셜 잠금장치'를 활용해 일정 수준 이상 속도를 내지 않고 내리막을 내려올 수 있도록 지원했다.

여기에 바닥을 확인할 수 있는 언더바디 카메라도 지원했다. 스티어링휠을 어떻게 조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험지 탈출에 도움을 줬다. 카메라에는 파손과 오염을 막기 위해 워셔 세척 기능을 추가하고 커버 글래스를 장착했다. 360도 어라운드뷰 역시 내 차량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움직이도록 지원해 좁은 산길에서 도움이 됐다.

주행 모드 중 '험지모드'를 활용하면 바위가 있거나 좌측과 우측 바퀴의 노면 높이가 다른 곳 등 매우 어려운 지형을 돌파하도록 지원해 준다. 디스플레이에는 차량의 동작상태를 확인해 주는 피치앤롤과 G포스 정보를 제공하는 '오프로드 퍼포먼스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전환해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의 기어봉 모습. /김태환 기자

처음 올 뉴 콜로라도가 국내 출시됐을 때, 가격을 보고 너무 놀랐다. 7279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인데, 기존 모델 대비 약 2700만원 가까이 가격이 급상승했다. 국산 경쟁차종이 4200만원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수입차라는 점에서, 고환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인상된 측면이 있다. 미국에서 올 뉴 콜로라도 가격은 4만8395달러부터 시작되는데, 한화로는 6700만원이다. 수입 비용을 감안하면 7200만원 가격은 나름 합리적인 책정이다. 게다가 포드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와 비교해도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올 뉴 콜로라도는 강력한 동력성능과 강렬한 외관,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 성능 등을 감안했을 때 아웃도어 취미를 즐기는 사람에게 '세컨카'로 완벽한 차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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