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 무대 서는 안젤라 게오르규 “난 가장 운 좋은 오페라 가수”
세계적 소프라노 게오르규와 임세경 토스카 역 맡아…김재형·김영우(카바라도시 역), 사무엘 윤·양준모(스카르피아 역) 출연
표현진 연출 “전쟁이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되도록 할 것”
“오페라 ‘토스카’가 특별한 이유는 (극 중) 토스카의 역할 자체가 오페라 가수여서 제 자신과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맞아 9월 5∼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토스카’의 주인공 토스카를 맡은 루마니아 출신 세계적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9)는 이렇게 말하며 ‘토스카’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로 꼽았다. ‘토스카’는 1900년 1월 14일 로마 콘스탄치 극장에서 초연한 뒤 124년 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푸치니 3대 걸작(토스카·라보엠·나비부인) 중 가장 극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19세기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에 점령된 북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전쟁 참화 속에서 세 남녀가 맞이하는 비극적 운명을 그린다.
1992년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에서 푸치니의 ‘라보엠’ 미미 역으로 데뷔한 후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등 많은 작품에서 주역으로 활약한 그는 “거의 모든 오페라 레퍼토리를 다 했던 것 같다”며 “정말 가장 운이 좋은 오페라 가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노래하고 공연할 때마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 그동안 굉장히 많은 오페라 출연 의뢰를 받았는데 반 이상을 거절한 것도 오페라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였다”며 “오페라의 아름다움과 진실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작업해온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스카’ 공연을 함께하는 국내외 정상급 한국인 성악가들에 대해서도 “훌륭하다”며 공연이 기대된다고 했다.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 축제 대표작 ‘아이다’ 주역으로 활동한 소프라노 임세경이 게오르규와 함께 토스카 역을 번갈아 맡는다. 토스카의 연인 카바라도시는 테너 김재형과 김영우, 토스카와 카바라도시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악역 스카르피아는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바리톤 양준모가 각각 연기한다. 게오르규와 김재형, 사무엘 윤이 5일과 8일, 임세경과 김영우, 양준모가 6일과 7일 무대에 오른다.
임세경은 “두 팀의 색깔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둘(두 팀 공연을) 다 보면 흥미로울 것”이라며 “다른 배우들과 경쟁을 한다거나 비교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저만의 토스카에 집중해 공연하겠다”고 말했다.
8년 전 영국 코벤트가든 로얄오페라하우스에서 게오르규와 ‘토스카’ 무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사무엘 윤은 “스카르피아는 능숙한 잔인함을 무대 위에서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다. 그 정서와 역할에 100% 공감하면서 연기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양준모도 “사람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사악한 감정을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표현하겠다”고 했다.
“두 팀 배우들이 만드는 드라마를 잘 만든 세계 속에 담아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음악을 연주하겠다”(지중배)
표현진은 ‘토스카’를 통해 반전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극 중) 시대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오늘날에도 전쟁이 벌어지는 공포 속에 살고 있으니 나폴레옹 시대보다 멀지 않은 1차 대전이나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했다”며 “(전쟁 고아와 무의미한 살육 등 끔찍한 상황을 유발하는) 전쟁이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인가. (진정한) 승자가 존재하는가란 질문을 던져보려 한다”고 말했다.
“토스카와 같은 불행한 인물이 (언제까지) 계속 나와야 하는 것인지, 지금도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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