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현 집행부 유지키로..."대통령 임기 끝날 때까지" 강경 투쟁 목소리
이지혜 기자 2024. 8. 31. 21:44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논의 끝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지 않고 현 집행부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강경 발언도 쏟아졌습니다.
의협은 오늘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긴급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고 비대위 설치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끝에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총 대의원 242명 중 189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53명, 반대 131명, 기권 5명으로 반대가 찬성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의협 대의원회는 결의문에서 "비대위를 설치하기보다는 집행부가 의대정원 증원 저지, 필수의료 패키지 대응, 간호법 제정 등을 총망라해 사즉생의 각오로 총력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단식 중인 임현택 회장에 대해서도 단식 중단과 업무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총회에서는 현 의협 집행부를 향한 날선 발언이 나왔습니다. 특히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임 회장을 향해 "14만 의사를 대표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감당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앞서 의협 조병욱·조현근 대의원은 지난 28일부터 회원들로부터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 청원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청원은 다음달 27일까지로 회원 4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발의됩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김성근 의협 대의원은 투쟁선언문에서 "대통령이 의대증원이 마무리됐다고 한다"며 "수시 모집이 곧 시작되지만 선발은 12월이다. 수시 모집이 정원 확정이라고 미리 (고개를) 떨구지 말자"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 싸움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응급실 대란과 관련해서도 "이런 꼴을 만들어 놓은 당사자들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형욱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도 "대통령의 담화를 보시고 충격을 받으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의료 현장의 심각성을 모른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비상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며 "저는 (의료개혁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임현택 회장도 총회 영상 인사를 통해 "정부가 의사를 악마화하고 의료시스템 붕괴라는 절벽을 향해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단순히 의대정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간호법에 국한된 투쟁일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의 마지막 생명불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 26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임 회장은 오늘 급격한 건강 악화로 인근 병원에 긴급 후송됐다고 의협은 밝혔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극심한 탈수와 어지러움 증상 등을 겪은 걸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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