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645승+롯데 55승' 명장 김태형 감독, 韓 8번째 700승 달성…'승패승승승' 가을야구 경쟁 안 끝났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베네수엘라산 골리앗' 빅터 레이예스와 '캡틴' 전준우가 5타점을 합작했, 불펜 투수들도 무실점의 '철벽투'를 선보였다. 그 결과 '명장' 김태형 감독이 KBO리그 통산 8번째 700승의 고지를 밟았다.
롯데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7-4로 승리했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나승엽(1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선발 투수 김진욱.
두산 :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제러드 영(우익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김재환(좌익수)-강승호(2루수)-김기연(포수)-전민재(유격수), 선발 투수 곽빈.
이날 선발 롯데는 김진욱이 4⅔이닝 4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한현희(1이닝)를 시작으로 구승민(1⅓이닝)-김상수(⅔이닝)-김원중(1⅓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승리의 발판을 마련,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빅터 레이예스가 3안타 3타점으로 대폭발하며 시즌 168안타를 완성, 2015년 짐 아두치(165안타)가 보유하고 있던 단일시즌 외국인 선수 최다 안타 기록을 새롭게 썼다. 그리고 전준우가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손호영이 2안타 2득점, 황성빈이 2도루 1득점으로 큰 힘을 보탰다.
경기 초반의 주도권을 잡은 것은 롯데였다. 롯데는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승민이 3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로 출루하며 물꼬를 텄다. 이후 손호영의 잘맞은 타구가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면서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는데, 3B-1S에서 1루 주자가 자동 스타트를 끊었을 때 빅터 레이예스가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선취점을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분위기를 탄 롯데는 계속해서 점수를 쌓아나갔다.
롯데는 3회 선두타자 손성빈이 두산 선발 곽빈을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후 윤동희가 안타를 쳐 1,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고승민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꾼 뒤 손호영이 곽빈의 3구째 135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내면서 2, 3루 찬스가 마련됐다. 그리고 이때 '해결사' 레이예스가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곽빈의 2구째 150km 직구를 받아쳐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4-0까지 달아났다.
당하기만 하던 두산이 칼을 뽑은 것은 4회였다. 4회말 선두타자 허경민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 양석환이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만들어진 1, 2루에서 양석환이 2B-2S에서 롯데 선발 김진욱의 슬라이더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173.3km의 속도로 날아간 타구는 114m를 비행, 좌월 스리런 아치로 연결됐다. 29호 홈런으로 양석환은 '커리어하이'를 기록, 이제 30홈런 고지에 단 1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두산이 턱 밑까지 쫓아오자 롯데는 5회초 손호영의 안타로 마련된 2사 1루에서 전준우가 2B-2S에서 곽빈의 5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통타, 비거리 131.2m짜리 중월 투런포를 폭발시키며 다시 격차를 벌렸다. 이에 두산은 5회말 김기연이 롯데 유격수 박승욱의 실책으로 출루, 정수빈의 번트 안타와 제러드의 볼넷을 바탕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어떻게든 위기를 탈출해야 했던 롯데는 김진욱을 내리고 한현희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양의지를 상대로 15타수 1안타로 매우 강했던 까닭.
롯데의 선택은 적중했다. 김진욱에게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한현희는 양의지에게 삼진을 뽑아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상했다. 한현희가 던진 결정구가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이어졌고, 이때 3루 주자였던 김기연이 홈을 파고들면서 두산이 다시 간격을 2점차로 좁혔다. 그리고 경기에 앞서 선수 개개인의 기록보다는 팀 승리를 위한 마운드 운용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던 이승엽 감독도 롯데와 마찬가지로 '토종에이스' 곽빈을 교체, 6회부터 본격 불펜을 가동하며 '허리싸움'에 돌입했다.
'필승조'들이 마운드에 차례로 오르는 가운데 양 팀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두산은 김강률(1이닝)과 이영하(1이닝)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롯데는 5회부터 등판한 한현희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6회말 2사 2루의 실점 위기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받아 이유찬을 삼진 처리한 구승민이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허경민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제러드와 양의지를 모두 뜬공으로 잡아내며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확실하게 승부가 정해진 것은 8회였다. 롯데는 선두타자 레이예스가 안타를 뽑아내자 대주자 황성빈을 투입했다. 이때 황성빈이 시즌 43호 도루를 손에 넣으며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배치됐고, 후속타자 전준우가 몸에 맞는 볼을 손에 넣으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황성빈이 다시 한번 3루를 향해 내달리면서 만들어진 1, 3루에서 나승엽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롯데는 7-4로 앞선 8회말 김상수가 등판해 두산의 공격을 막아내며 승기를 드높였고, 9회에는 '장발클로저' 김원중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롯데가 3연승을 질주했다. 그리고 두산 사령탑 시절 645승(19무 485패)을 수확한 김태형 감독은 롯데 지휘봉을 잡고 55승을 보태면서 KBO리그 역대 8번째 700승의 고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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