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계 거물 커원저, ‘부동산 개발 비리’ 혐의로 체포

박민희 기자 2024. 8. 3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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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계의 '캐스팅보트'를 쥔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던 커원저 전 민중당(TPP) 주석이 타이베이 시장 재직 시절 부동산 개발 비리와 연관된 부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 체포됐다.

타이베이 지방검찰은 30일 커 전 주석을 불러 19시간의 조사를 벌인 뒤 그가 밤샘 조사를 거부하자 비리 사건 혐의자들과의 공모 가능성을 우려해 31일 체포했다고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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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민중당의 커원저 전 주석이 지난 1일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대만 정계의 ‘캐스팅보트'를 쥔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던 커원저 전 민중당(TPP) 주석이 타이베이 시장 재직 시절 부동산 개발 비리와 연관된 부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 체포됐다.

타이베이 지방검찰은 30일 커 전 주석을 불러 19시간의 조사를 벌인 뒤 그가 밤샘 조사를 거부하자 비리 사건 혐의자들과의 공모 가능성을 우려해 31일 체포했다고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들이 보도했다. 커 전 주석의 변호인은 체포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법원에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대만 민중당은 성명을 통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커 전 주석의 합법적 변호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타이베이 검찰은 커 전 주석의 자택과 사무실, 민중당 당사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커원저 전 주석은 2014년 타이베이 시장에 무소속으로 도전해 당시 여당인 국민당 롄성원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한 데 이어 2018년 연임에도 성공하는 등 민진당과 국민당의 거대 양당 구도를 깰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 1월 총통 선거에서는 민진당과 국민당이 대립하는 대만 독립 또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이슈 대신 민생 경제에 주목하면서 청년층의 지지를 모았고, 예상보다 높은 26.46%(369만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가 창당한 민중당은 지난 1월 입법위원 113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민진당(51석)과 국민당(52석)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상황에서 8석을 차지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커원저 전 민중당 대표가 31일 검찰 조사를 받던 도중 체포되자 지지자들이 그를 지지하는 플래카드 등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그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타이베이 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부동산 개발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정치적 위기에 휩싸였다. 대만 타이베이 지방검찰과 부패 척결 기구인 염정서(AAC)는 타이베이 도심의 징화성(京華城) 쇼핑센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용적률을 840%로 높이기 위해 선칭징 워이징 그룹 회장이 2021년 한 타이베이 시의원에게 4500만 대만달러(약 18억8천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해 최근 이들을 구속 수감했다. 대만 언론들은 당시 해당 쇼핑센터의 용적률을 올릴 때 커원저 당시 시장이 상황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커원저는 지난 1월 총통 선거(대선) 당시 정치자금 부실신고 한 것이 드러나자 3개월간 민중당 주석직을 내려놓겠다고 30일 발표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대선 선거보조금으로 개인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정치 자금 부실 신고 등으로 인해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면서 “내 책임이 가장 크다”고 사과했다. 본인 명의로 사무실을 매입하면서 선거 보조금을 유용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사려 깊지 못한 나쁜 습관이며 내가 직면해야 할 책임”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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