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에 지치는 대리운전기사…30도에 거리 위 기다림 일상
올해 유독 길었던 열대야는 밤늦게 거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지치게 합니다.
더워도 마땅히 쉴 곳도 없는 대리운전 기사를 조보경 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21년 차 대리운전 기사 A씨는 저녁 7시 거리로 출근합니다.
벤치에 앉아 콜을 기다리는데, 더위를 식힐 작은 선풍기조차 들 수 없습니다.
[A씨/대리운전 기사 : 머리에서 이렇게 쭉 타고 흘러내리죠. 땀이. 저희는 손 선풍기를 들 수가 없죠. {아 이걸 봐야 되니까?} 이걸(폰을) 들고 있어야 되고 이걸(콜을) 찍어야 되는데…]
휴대전화 화면만 1시간 넘게 바라봅니다.
긴 대기는 일상입니다.
지금 시간이 저녁 8시인데, 이곳 온도는 30도에 육박합니다.
이렇게 길거리에서 계속 있다 보면 등 뒤에 땀이 저절로 흐를 정도입니다.
어렵게 콜을 받자마자,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10분 안에 고객이 있는 곳에 도착해야 합니다.
10분이 지나면 업체로부터 경고를 받을 수 있습니다.
[A씨/대리운전 기사 : (고객이 있는 곳까지) 700m 되거든요. 여기 뛰어가면 땀 막 나죠. (고객들은) 에어컨 세게 트는 거 싫어하는 분도 계세요. {더 가야 되죠?} 200m 정도 더 가야 돼요.]
고객을 태워다주고 또다시, 거리에서의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단골 대기 장소는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입니다.
[A씨/대리운전 기사 : 여기도 여름에 너무 덥죠. 습하기도 하고 땀도 나고 그래요. (그래도) 여기가 콜 잡으면 전철도 탈 수 있고.]
이동노동자 쉼터가 있지만, 이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서울에서는 13곳 중 24시간 여는 곳은 2곳뿐입니다.
[A씨/대리운전 기사 : 저희는 야간에 운영을 해야 해요. 기사님들 오더 끝나는 시간이 대부분 12시, 1시고. (첫차까지) 집에 못 가고 그냥 발이 묶여있는 경우도 있어요.]
온열질환자 6명 중 1명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 사이에 발생했습니다.
야간 노동자들은 오늘도 밤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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