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대표 “검찰 표적수사에 진술 거부… 차라리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목표를 정해 놓고 진행하는 수사이기 때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31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전주지검에 소환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시간여 만에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에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조 대표는 “제 말이 어떻게 악용될지 모르기 때문에 진술을 거부했다"며 "이 수사가 목표를 정해두고 진행하는 수사라는 점에서 기본 도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검찰이 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의 역량의 100분의 1만큼이라도 살아있는 권력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수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검찰 조사에 앞서 전주지검에 출석하면서 “이번 수사가 최종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윤석열, 김건희 두 분에 대한 각종 비리 혐의가 터져 나오고 국민의 공분이 일어나니 이걸 덮기 위해 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은 이상직 전 의원이 2017년 말 중진공 이사장 후보로 거론된 이후 청와대 인사 검증 과정을 거쳐 이듬해 3월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한 데 조 대표 등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의중이 실렸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부 인사 검증과 대통령 친·인척 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는 자리다. 이 전 의원은 이에 대한 대가로 서씨를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채용하고 태국 이주를 지원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한다.
조 대표는 이와 관련해 “서씨와 이상직 전 의원을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진공 이사장 임명은 통상적인 인사 절차 관례에 따라 진행됐디”면서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서씨의 이름이 거론됐거나 취업이 거론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오후에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그 또한 ‘정치 보복 수사’로 규정하며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 취재진에게 “윤석열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시작된 전임 문재인정부 인사들에 대한 정치보복 수사가 3년째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수사도 누가 봐도 정치적이고 윤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상직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서씨의 타이이스타젯 임원 취업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 '대가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18년 3월 청와대 임명을 통해 중진공 이사장에 앉았고 4개월 뒤인 7월에는 항공 업계 경력이 전무한 서씨는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채용됐다.
서씨 부부는 결혼 후 일정한 수입원이 없어 문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았고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직한 뒤부터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대한 대가로 서씨를 채용해 매월 800만원의 급여와 350만원가량의 태국 집 임차료 등을 지급했다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서씨는 태국 현지에서 2020년까지 다혜씨, 아들과 함께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당사자의 참여권을 철저히 보장했고 변호인 참여하에 영장을 집행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검찰은 이달 19일에도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 대한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딸 다혜씨에 대한 경제적 지원 규모와 시기 등을 파악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검찰이 문 전 대통령과 가족에 대해 수사하는 힘의 100분의 1도 '살아있는 권력'인 윤석열·김건희 두 사람의 범죄 혐의를 밝히는 데 쓰지 않는 점을 국민은 다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검찰이 문 전 대통령 전 사위를 탈탈 털어도 사건이 잘되지 않으니, 표적을 바꿔 ‘먼지떨이’를 시작하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 당원과 전북지역 지지자 등 150여명도 이날 조 대표 출석에 맞춰 오전 8시30분부터 전주지검 청사 앞에서 피켓을 손에 든 채 집회를 열었고 조 대표가 출석하자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 파이팅” 등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기동대 등 150여명의 경찰 인력을 청사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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