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의 여학생 성폭행" 기소‥경찰 향한 판사의 '불호령'
의정부지법 형사11부는 특수강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10대 남학생 A군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021년 11월 당시 중학생이었던 A군 등은 경기 의정부시의 한 주택에서 1살 연상인 10대 여학생 두 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건 당시 여학생 중 한 명은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전화해 "도와 달라"고 했고, 이에 남자친구가 곧바로 집으로 달려와 자고 있던 A군 등을 위협하며 따졌습니다.
놀란 남학생들은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말하며 스스로 경찰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두 여학생은 협박과 폭행 등으로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상처를 입기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A군 등이 끝까지 "합의 관계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수사기관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거를 모두 살펴보면 A군 등이 피해자를 성폭행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중 한 명이 처음 경찰 조사에서 A군이 자기 옷을 벗겼다고 진술했는데, 정작 법정에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얼버무렸고, 당시 출혈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사건 당일 검진 결과엔 '신체 손상'이 없다고 적혀 있었던 겁니다.
또한 피해자 주장에 따르면 범행 장소는 피해자 중 한 명의 집인데, 당시 집안에 사람이 있었는데도 소리를 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과거 남자친구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가 남자친구가 신고하려 하자 '사실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말한 적이 있었던 사실도 주목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경찰은 A군 등의 변호인이 요청한 문자메시지 내역이나 112 신고 녹음도 확보하지 않았다"며 "피해자 조서를 작성하며 A군 등에게 불리한 문구를 일부 추가하거나 유리한 문구를 빼기도 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수사기관은 피해자들의 일방적 진술만 근거로 객관적 증거 수집을 소홀히 하는 등 부실 내지 편파 수사를 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32382_364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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