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도발한 女에 음란 욕설로 받아친 20대男, 2심서 ‘무죄’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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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을 하던 중 '벌레'라는 표현으로 도발을 해온 상대 유저에게 성적 표현이 담긴 메시지로 받아쳤다가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 남성이 상대 유저가 여성이란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한 상태에서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했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피고인의 발언이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은 없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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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을 하던 중 ‘벌레’라는 표현으로 도발을 해온 상대 유저에게 성적 표현이 담긴 메시지로 받아쳤다가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 남성이 상대 유저가 여성이란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한 상태에서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했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피고인의 발언이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은 없었다고 봤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심현근)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 이용 음란)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16일 오후 5시쯤 강원 원주시의 한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서로 모르는 사이인 유저 B(23·여)씨가 “벌레들 하이”라고 했다는 이유로 유사 강간 행위를 연상케 하는 성적 표현을 대화창에 입력해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욕설이나 비속어에는 성과 관련된 표현이 적지 않고, 욕설이나 비속어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A씨가 당시 게임에서 우연히 상대 팀으로 만난 B씨의 성별이나 나이를 알기 어려웠고, 분노를 표출함으로써 피해자(B씨)에게 모욕감, 분노 등을 유발해 통쾌감과 만족감 등을 느끼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심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지만, 채팅 내용에 문제가 있고 그 수준이 형사처벌에 근접한다”며 “앞으로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든 무시하고 욕설하지 말길 바란다”고 일침을 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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