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초 코스피 종목 중 99% 하락 충격의 ‘블랙 먼데이’, 한은 “당분간 조정 장세 이어질 것”

강우량 기자 2024. 8. 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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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동시에 발동된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모니터에 종가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코스피 상장사 957개 중 12개를 제외한 모든 상장사 주가가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에 충격의 ‘블랙 먼데이’가 덮쳤던 것과 관련해, 당분간도 국내 증시는 조정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금융시장국 주식시장팀은 지난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배경’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이달 초 주가 급락 사태는 미국 경기 둔화 우려와 중동 지역 불안, 그리고 미국 IT 기업 고평가 논란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불안정해지면서 촉발됐다. 특히 우리나라 주가는 IT 업종 비중이 높아, 일본·대만 등 여타 아시아 증시들과 함께 하락폭이 더욱 컸다. 당시 코스피 하락폭은 8.8%에 달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0.6%)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부문의 대미 연계성 강화로 미국 IT 기업의 부정적 이슈가 국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진 데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경제 지표에 대한 해석이 상반기와 달라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상반기에는 예상치를 하회하는 경제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높여 증시에 긍정적이었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최근에는 지표 부진이 되려 경기둔화 우려를 부각시켜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당분간도 국내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 AI 산업에 대한 수익성 논란이 꺼지지 않은 데다, 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미 대선 과정에서의 산업정책 이슈 부각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상당하다”며 “당분간 국내 주식 시장이 조정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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