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가구 더 늘어난다고?”...수도권 집값 잡을 3기 신도시, 찜할 곳은 [부동산 이기자]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4. 8. 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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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기자-35]
주택공급 핵심대책 ‘3기 신도시’
6년만에 드디어 1호 본청약 시작
토지효율화 통해 공급 물량 확대
2029년까지 24만호 속속 풀린다
더딘 보상 등으로 지연 우려도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서울 아파트값이 22주 연속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셋째주 ‘전국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 담긴 내용입니다. 부동산 이기자 지난 화에서 결국 정부가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이른바 8.8대책을 발표했죠.

핵심은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는 겁니다. 지난 화에선 정부가 서울 그린벨트를 해제해 집을 짓겠다고 밝힌 부분을 주로 다뤘습니다. 이번 화에선 또 다른 주요 공급 대책인 ‘3기 신도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3기 신도시는 어디?···왕숙·창릉·교산·대장·계양
3기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발표됐습니다. 당시에도 수도권 집값이 연일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에 “서울과 인접한 지역에 100만평 이상 대규모 택지 5곳과 중·소규모 택지 여러 곳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2018년 12월, 2019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구체적인 대상지를 발표했습니다. 경기도에 있는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부천 대장과 ▲인천 계양 총 5곳이 바로 대규모 택지 대상지였죠. 서울 도심까지 30분 안에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 위주로 추렸다고 했습니다. 광역급행철도(GTX)가 지나는 등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말입니다.

3기 신도시 5개 지구 개요 [사진출처=LH]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남양주 용지는 왕숙지구(1029만㎡)와 왕숙2지구(239만㎡)로 나뉩니다. 총 6만 5000가구 규모 아파트촌이 생길 두 곳엔 GTX-B노선이 지나갈 예정입니다. 고양 창릉은 812만㎡ 규모입니다. 앞으로 3만 5000가구를 품는 주택 단지로 개발됩니다. GTX-A 노선이 고양 창릉을 통과할 계획이죠. 지하철 3·6호선도 가깝게 있습니다.

하남 교산(686만㎡)에는 3만 3000가구가 공급될 방침입니다. 수도권 서쪽인 부천 대장(345만㎡)엔 1만 9000가구, 인천 계양(333만㎡)엔 1만 7000가구가 지어질 예정이죠. 부천 대장은 수도권 순환철도망이, 하남 교산과 인천 계양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가 지나갑니다.

이 외에 중·소규모 공공주택지구도 지정이 됐습니다. 경기 과천(169만㎡), 안산 장상(221만㎡), 화성 봉담3(229만㎡) 등 말입니다. 큰 틀에선 이들도 3기 신도시로 묶입니다. 다만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인천 계양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통상 3기 신도시 하면 이들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호 분양은 인천계양...9월 1100가구 본격 청약
3기 신도시에서 처음으로 본청약이 이뤄지는 인천 계양지구 전경. [사진출처=연합뉴스]
3기 신도시를 만들기 위한 공사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야 시작됐습니다. 토지를 수용하고 보상하는 데 몇 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해 3기 신도시에 들어설 아파트 약 1만 가구(17개 단지)에 대한 공사가 이뤄집니다.

올해 착공하는 공공주택은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분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통 착공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분양에 나서거든요. 당장 오는 9월 인천 계양 3개 단지에서 총 1100가구가 1호로 풀릴 예정입니다. 지난 3월 인천 계양 A2·3블록 등이 이미 공사를 시작한 덕분입니다.

3기 신도시로 조성될 경기도 남양주시 일대 전경. [매경DB]
연내 가장 많은 공사가 시작되는 곳은 남양주 왕숙입니다. 총 7개 단지, 3912가구가 연내 착공됩니다. 하남 교산에선 1개 단지(1115가구)만 올해 첫 삽을 뜨죠. 고양 창릉에선 3개 단지(2089가구), 부천 대장에선 4개 단지(2505가구)가 본격적인 공사에 나섭니다.

내년에는 이들 지역 중에서 8000가구가 본 청약 물량으로 풀리게 됩니다. 내년 상반기에 고양 창릉 1800가구, 하남 교산 1100가구, 부천 대장 2000가구가 분양에 나섭니다. 하반기엔 남양주 왕숙 3100가구에 대한 집주인을 모집할 계획입니다.

2029년까지 수도권에 24만 2000가구 분양 목표
언뜻 보기에는 아파트가 꽤 많이 공급될 것 같지요. 하지만 올해 공사에 들어가는 분양주택 가운데 상당수는 모두 과거에 사전청약을 했던 곳입니다. 이미 예비 집주인들이 있는 겁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대다수 물량을 쥐고 있어 실제 본청약으로 풀리는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전청약 당첨자 지위를 포기하는 이들이 속출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부천 대장지구를 찾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부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이한준 LH 사장의 모습. [매경DB]
다만 국토부는 3기 신도시 물량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국토부는 작년 9월 26일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공공택지 물량을 기존보다 2만 가구 늘리겠다고 한번 발표했는데요. 이번 8.8대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재차 들어갔습니다.

국토부는 8.8대책을 통해 “3기 신도시와 수도권 택지에서 토지 이용 효율성을 높여 주택을 2만 가구 이상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족용지나 공원녹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해 더 많은 아파트가 지어질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2029년까지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총 24만 2000가구를 분양하는 게 목표입니다.

선호도 높은 지역은...하남 교산·고양 창릉 주목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어디일까요.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하남 교산이 선호도 1위로 꼽혔습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하남 교산지구는 이미 조성된 신도시인 위례·미사·감일지구 중간에 들어가 입지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하남 교산은 강동·송파구와 인접해 있기도 합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 강남3구 접근성을 고려해 많이들 기대하는 듯 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지하철 3호선이 하남 교산까지 연장될 예정인 것도 호재 중 하나입니다.

경기 하남 교산 지역 전경. [매경DB]
이미 일부 구간이 운행 중인 GTX-A가 지나는 고양 창릉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철도가 3기 신도시의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데 GTX-A노선은 올해 연말까지 서울역, 2028년까지 삼성역 개통이 된다”며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에 이미 철도가 개통돼 강남까지 이어지는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대규모가 아닌 중·소규모 택지 중에선 경기 과천 공공주택지구가 주목을 받습니다. 부동산업계에선 과천을 ‘준서초’라고 부르니까요. 국토부는 최근 과천시 원도심과 서울 서초구 사이 총 169만㎡ 면적에 공공주택지구를 짓는 계획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총 1만 가구 규모인데요. 분양은 오는 2029년부터 이뤄질 예정입니다.

더딘 보상·택지 유찰...공급 차질 우려도
하지만 과천지구의 원래 분양 목표는 2026년이었습니다. 토지와 지장물 보상 작업이 늦어지며 분양 일정도 밀린 상황입니다. 또 다른 중·소규모 택지인 경기 광명시흥지구도 보상 작업이 많이 더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솟는 공사비로 사업성이 떨어지자 개발업체들이 땅을 잘 사려고 하지 않기도 합니다.
3기 신도시인 고양 창릉지구의 모습. 맨 앞 아파트단지가 삼송지구, 뒤편 녹지대가 창릉지구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기 신도시가 빠르게 공급되기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토지 보상 작업도 늦어지지만 택지가 유찰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LH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공공택지 12필지가 유찰됐습니다. 고 원장은 아울러 “정부가 당분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옥석을 가리겠다고 했다”며 “PF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업체들이 토지 매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각에선 당장 뛰는 서울 집값을 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올해와 내년을 합쳐 3기 신도시 분양 물량이 1만 가구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김 소장은 “애초에 서울 거주를 희망하는 이들은 크게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경기도 집값을 잡는 정책이라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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