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지구, 바다] `명량해전 무대` 울돌목까지…자연에너지의 보고 `바다`
바다는 인류가 우주나 뇌만큼이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생명과 에너지, 지구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다를 제대로 알고 지키는 것이 인류의 미래에 중대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지구', 바다의 여러 모습을 알아보는 글을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협력해 월 1회 싣습니다. [편집자]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써 조력·조류·파력발전 등 해양에너지 핵심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하는 바다는 자연에너지의 보고로 태양을 통해 태양광발전을 할 수 있듯이 바다에서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해수열을 그대로 열에너지로 이용할 수도 있고, 해조류 등을 이용하여 디젤 연료를 얻을 수도 있다. 또한 바닷물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도 있는데, 이처럼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전체를 해양에너지라고 한다. 특히, 해양에너지는 무한 사용이 가능하고 석유나 석탄에 비해 공해가 현저히 적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삼면이 바다인 해양환경을 활용한 해양에너지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2011년에 254 MW급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참여했고, 운영을 시작한 이후 매년 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약 550GWh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수질개선과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2009년에는 전라남도 진도 울돌목에 우리나라 최초의 조류발전소인 '울돌목 시험조류발전소'를 건설하였다. 순수 우리 기술로 구축된 '울돌목 시험조류발전소'는 계통연계된 수직축 조류발전 시스템으로는 아시아 최초이다.
최근에는 조류발전-ESS 융복합시스템을 개발하여, 2023년 6월 이후 2개월 동안 36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약 22MWh의 깨끗한 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또한 국내 최초로 해양에너지를 이용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획득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아울러, 2021년 KIOST 부산 본원(부산시 영도구 소재)에 '조류발전 부품성능 시험동'을 구축함으로써 조류발전 부품의 성능에 대한 정확한 실험과 평가가 가능해졌다.
우리나라는 파력발전에 있어서도 높은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는데, KIOST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지난 2016년 500kW급 용수 시험파력발전소를 제주 서쪽 해안에 건설한 이후, 이 발전소를 확장하여 파력발전 실해역 시험장을 구축하였다. 최근에는 방파제와 연계한 파력발전 기술을 개발하여 2022년 과기정통부 100대 우수성과에 선정되기도 했다.
나아가 미래에는 해양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단순히 발전 설비를 결합하는 방식이 아닌 복합적으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인공 섬 형태의 해양에너지 발전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인공 섬에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조류·조력 발전, 해수온도차발전, 파력발전 시설 등이 설치되어 서로 결합된 초대형 복합 해양에너지 플랜트를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전력의 지속적인 공급과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해상 도시 또는 해저 도시의 건설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해양에너지 기술은 조력, 조류, 파력, 해수온도차 등 각 에너지원별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규제 완화 등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인류에게 에너지 문제는 가장 시급한 현안이며 우리가 주목하는 바다는 자연에너지의 보고이다. 현재 실증 단계에 있는 기술들이 많으며 기술 개발에 대한 세계 각국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바다의 가능성을 믿고 연구와 개발을 지속한다면 해양에너지를 본격적으로 이용하는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본다.
출처 : 한국해양과학기술(KIOST) 과학으로 보는 바다 '바다가 만든 자연에너지', 박진순 책임연구원,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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