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잘 던졌는데" 4⅔이닝 노히트→감격의 첫 승…정현수 선발 생존 성공, 시즌 끝까지 완주한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그렇게 잘 던졌는데"
롯데 자이언츠 정현수는 지난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6차전 최종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82구,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1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 7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을 때보다 더 강력한 임팩트였다. 정현수는 1회 이주형-김헤성-송성문으로 이어지는 키움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최주환을 수비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침착하게 후속 타자들을 요리하며 무실점으로 순항했다. 특히 김재현과 장재영을 상대로 120km 커브를 위닝샷으로 구사해 연속 삼진을 솎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좋은 흐름은 계속됐다. 정현수는 3회 김병휘와 이주형을 각각 '3구 삼진'으로 묶어내는 등 또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고, 4회에는 선두타자 김혜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송성문을 1루수 직선타로 요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은 후 최주환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어 나온 변상권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묶어내며 이렇다 할 위기 없이 4이닝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그리고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승리 요건을 위해 5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정현수는 첫 타자 김재현을 유격수 땅볼, 후속타자 장재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단 1개 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런데 이어 나온 김병휘에게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맞으면서 노히트 행진이 무산, 첫 위기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정현수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후속타자 원성준을 126km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하면서 5이닝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그리고 롯데 마운드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리드를 지켜내면서 감격적인 첫 승리를 맛봤다.
정현수의 투구를 김태형 감독은 어떻게 봤을까. 사령탑은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정현수를 어떻게 봤느냐'는 물음에 "잘 던졌죠"라고 말 문을 열며 "자기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줬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 18일 키움을 상대로 3⅓이닝 7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친 뒤 정현수에 대한 질문을 받고 "본인이 가진 최고의 퍼포먼스가 나온 것 같다. 최고의 피칭을 했다"고 했을 때보다 더 흐뭇한 미소를 지은 김태형 감독.
사령탑의 칭찬은 이어졌다. 김태형 감독은 "제구력이 좋았다. 제구가 잘 됐다. 특히 어제 꽉찬 코스의 공으로 카운트를 다 잡아내면서 유리하게 갔다"며 "직구를 비롯해 변화구를 적절하게 잘 섞으면서 스트라이크존 구석에 들어가는 공들로 카운트를 잘 잡았다. 배터리가 굉장히 잘했다"고 최고의 투구를 펼친 정현수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손성빈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키움을 상대로만 두 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펼친 만큼 표본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정현수가 계속해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뜻을 밝혔다. 그는 "그렇게 잘 던졌는데 다음에 안 던지게 하면 안 되지. 다른 팀을 만나보고 해야 한다"며 "일단은 올 시즌 마지막까지 로테이션에서 한 번 던져본 뒤 정현수에 대한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9일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한화 이글스와 혈투를 펼친 뒤 새벽 5시가 돼서야 서울에 도착한 롯데는 전날(30일) 키움 히어로즈까지 잡아내면서 한껏 쌓인 체감적 피로를 덜었다. 이날 롯데는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나승엽(1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통해 3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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