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경제파탄' 미얀마의 비극…SNS로 장기 파는 빈곤층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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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여 동안 군사 쿠데타와 내전으로 경제가 파탄에 이른 미얀마에서 생계를 위해 소셜미디어로 자신의 신장 등 장기를 내다 파는 빈곤층이 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 사는 배달 기사 마웅 마웅(가명)은 2022년 말 반군을 위해 물품을 배달한 혐의로 군사정권에 의해 몇 주 동안 붙잡혀서 고문당했다.
미얀마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3년 넘게 군사정권과 반군 간 내전을 겪으면서 경제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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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병원서 같은 수술 흔적 미얀마인 다수 봐"…건강 문제 등 후유증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지난 3년여 동안 군사 쿠데타와 내전으로 경제가 파탄에 이른 미얀마에서 생계를 위해 소셜미디어로 자신의 신장 등 장기를 내다 파는 빈곤층이 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 사는 배달 기사 마웅 마웅(가명)은 2022년 말 반군을 위해 물품을 배달한 혐의로 군사정권에 의해 몇 주 동안 붙잡혀서 고문당했다.
그 기간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의 아내가 돈을 빌려야 했고 그는 이후 풀려났지만, 일자리를 잃고 무일푼에다 빚더미에 앉게 됐다.
절박한 처지가 된 마웅 마웅은 결국 페이스북에 자신의 신장을 판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당시 "돈을 위해 강도질을 하거나 사람을 죽이는 것 말고는 다른 살아남을 길이 없었다"면서 "아내도 나와 같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저 딸 때문에 우리는 버텼다"고 말했다.
CNN은 지난 수년간 미얀마에서 마웅 마웅처럼 생존 위기에 몰린 사람들이 늘면서 장기를 팔겠다는 온라인 게시물이 점차 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장기를 팔겠다는 페이스북 그룹 최소 3개를 발견했으며, 장기 판매자와 구매자, 중개업자 등 장기 매매 관련자 20여명을 접촉·취재했다.
미얀마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3년 넘게 군사정권과 반군 간 내전을 겪으면서 경제가 추락했다.
내전으로 외국인 투자가 급감하고 실업자는 급증한 가운데 생필품 가격은 대다수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치솟았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국민 5천400만명 중 절반 가까이가 빈곤선 아래에서 살고 있는데, 이는 2017년 이후 약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미얀마에서 장기를 파는 사람들은 대개 중개업자를 통해 거래가 성사되면 인도로 건너가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다.
인도 법에 따르면 장기기증은 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친척 사이에서만 가능하며, 그 외에는 불법이다.
따라서 업자들은 변호사와 공증인 도움을 받아서 가족 관련 기록을 위조, 장기 판매자를 이식 대상자의 배우자나 사위 또는 며느리 등 친인척으로 위장한다.
마웅 마웅의 경우 부유한 중국계 미얀마인 사업가가 그의 신장을 1천만 짯(약 412만원)에 사겠다고 나섰고, 그는 이식 대상자의 가짜 사위가 됐다.
그가 신장을 판 금액은 미얀마 도시 가구 연 평균 수입의 두 배 가까이에 이른다.
결국 그는 지난해 8월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신장 한 개를 떼어냈고, 자신과 같은 수술 자국이 있는 미얀마 사람을 병원 곳곳에서 발견했다고 전했다.
마웅 마웅은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주로 집에서 통증을 견디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는 새 그가 신장을 팔아서 번 돈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네팔 등 많은 저소득 국가에서 장기 매매는 최후의 수단이 되고 있지만, 장기를 판 이들은 심각하고 때로는 목숨마저 앗아가는 건강 문제를 겪곤 한다.
통상 신장 공여자는 신장 하나로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지만, 큰 수술 이후 남은 신장에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된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위험성이라고 미국 국립신장재단(NKF)은 지적했다.
마웅 마웅은 "난 오래 살아봤자 15∼20년 더 살고 죽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는 "그때 내가 그것(장기 매매)을 하지 않았으면 내 삶은 혼돈에 빠졌을 것"이라면서 "내 아내와 애는 먹을 것이 전혀 없었다. 우리 가족 셋은 죽거나 미쳐버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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