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이가 이상하네?”…단순 습관 아닌 질환 탓일 수도

안세진 2024. 8. 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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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에서 빠질 수 없는 활동인 ‘걷기’. 잘못된 자세로 걷다 보면 각종 근골격계 손상이 유발될 수 있는 만큼,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턱을 약간 당겨 시선은 정면을 향해 바라보고, 엉덩이와 복부에 가볍게 힘을 주어야 한다. 무릎은 정면을 향해 펴고, 팔이 자연스럽게 흔들리면서 발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자연스럽게 닿는 것이 가장 올바른 걷기 자세다.

그런데 이렇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싶어도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일부러 잘못된 자세를 잡은 것도 아닌데 걸음걸이와 자세가 자연스럽지 않고, 절뚝거리고 발을 끄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면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질환이 있으면 걸음걸이가 자연스럽지 않게 변할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잘못된 걸음걸이가 의미하는 질환 3

1. 걸을 때 절뚝거린다면: 척추측만증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비정상적으로 휘는 질환으로, 유전적인 요인과 잘못된 자세 등의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병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척추의 변형이 심해지면 통증과 함께 걸음걸이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한쪽으로 치우친 척추가 몸의 균형을 무너뜨려 걸을 때 절뚝거림을 유발하는 것이다. 스스로 절뚝거리면서 걷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한쪽 신발의 밑창만 유독 많이 닳아 있거나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다르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

만약 척추측만증으로 확인되면 걸을 때뿐만 아니라 앉아 있을 때 등 평상시 생활 속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척추측만증이 심하지 않은 단계라면 꾸준한 교정 운동과 물리치료 등으로 개선할 수 있지만, 만약 척추가 40도 이상으로 휘었고 계속해서 질환이 진행되는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2. 종종걸음으로 걷는다면: 파킨슨병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어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 파킨슨병이 있으면 종종걸음으로 걷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쉽다. 일반인에 비해 보폭이 더욱 좁아지고, 발이 지면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아 발을 끌면서 걷는 것이 특징이다. 팔의 흔들림도 줄어들어 몸 옆에 팔을 붙인 상태로 걷게 되는 경우가 많고, 걷고 싶어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거나 반대로 마음대로 걸음이 멈추지 않고 앞으로 쓰러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파킨슨병 발병 직후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매우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가 파킨슨병 증상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 걸음걸이만으로 파킨슨병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휴식 중 손떨림 △표정 감소 △발음장애 등의 동반 증상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도파민 제제를 복용해 증상을 조절하고 진행을 늦추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도파민 제제를 장기 복용하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몸을 흔들고 움직이는 운동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합병증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초기부터 과도하게 약물 복용을 하지 말고, 재활치료를 꾸준히 받아 보행장애와 언어장애 등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3. 허리를 굽힌 채 걷는다면: 척추관협착증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을 받는 척추관협착증이 있다면 허리를 펴고 걷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기 쉽다. 잘못된 자세나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퇴행성이 대부분으로,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걸을 때 유독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걸을 때마다 다리와 엉덩이 부분이 저리고 당기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에 장시간 걷기 힘들어하고, 허리를 편 상태에서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고 걷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렇게 허리를 굽힌 채 걷는 것이 습관이 되면 그대로 뼈가 굳어 만성적으로 허리가 구부정하게 굽을 수 있고, 신경 눌림이 심해져 통증뿐만 아니라 마비나 경련 등의 이상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된다면 조기에 근이완제 등을 사용한 약물치료 등을 시행하고, 증상이 심하다면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주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보행장애로 이어지지 않도록 치료하고 자세 교정해야
이렇게 질환 탓에 잘못된 걸음걸이로 걷는 경우, 당장 걷는 것에 큰 불편이 없다고 하더라도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치하면 질환이 심해지면서 보행장애와 통증 등의 불편이 심해질 뿐만 아니라, 잘못된 자세가 습관으로 굳어져 교정하기도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관절과 뼈뿐만 아니라 신경과 뇌 등 보행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보행이 더욱 불편해질 수밖에 없어 주의해야 한다.

질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어릴 때부터 바른 자세로 걷고 앉는 습관을 길러 두는 것이 보행장애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척추와 골반 등 몸의 중심이 되는 뼈의 균형을 맞춰 자연스럽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올바른 자세가 몸에 자리 잡으면 척추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오랫동안 건강한 몸을 유지해 보행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낮출 수 있다.

만약 잘못된 걸음걸이가 습관화된 것을 넘어 제대로 걷기 어려운 보행장애까지 발생한 상황이라면, 무리해서 스스로 걸으려고 하기보다는 지팡이나 보행기 등의 보조기를 이용해야 한다. 무리하다 자칫 낙상이 발생해 찰과상이나 골절 등의 부상을 입기도 쉬워서다.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관절이 굳어 버리는 구축을 막고, 하체의 근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도 보행장애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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