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아이 저녁 8시까지 돌봐준다더니”...오후 3시에 문닫는 늘봄학교 [초보엄마 잡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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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말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둘째아이 앞으로 가정통신문이 왔다.
맞벌이 부부이기에 이미 학교에서 방과 후에 운영하는 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어 늘봄학교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 데다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늘봄학교 정책을 소개하며 강조했던 부분 중 알찬 프로그램과 오후 8시까지 아이를 마음 놓고 학교에 맡길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알찬 프로그램은 고사하고 운영 시간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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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말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둘째아이 앞으로 가정통신문이 왔다. 2학기 늘봄학교 운영에 앞서 준비를 위해 수요조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방과 후 2시간 이내 놀이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인데 참여를 원하는지, 또 원한다면 신체활동, 음악활동 등 여러 활동 중 어떤 것을 희망하는지 묻는 조사였다.
나는 늘봄학교 참여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맞벌이 부부이기에 이미 학교에서 방과 후에 운영하는 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어 늘봄학교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 데다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한부모 가정 등은 학교 정규수업이 끝나고부터 저녁 7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늘봄학교를 굳이 신청할 필요가 없다. 또 돌봄교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색종이접기, 보드게임 등이다보니 늘봄학교의 프로그램도 대동소이할 것이라 큰 기대가 없었다.
7월 중순 가정에 배포된 늘봄학교 신청 안내서에는 요일별로 그림책놀이, 미술놀이, 한자놀이 등이 개설됐고 매일 2시간씩 운영한다고 적혀 있었다. 월, 금은 오후 2시50분에, 화~목은 오후 3시40분에 프로그램이 끝난다. 교육비는 없고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안내서를 읽다가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가 늘봄학교 정책을 소개하며 강조했던 부분 중 알찬 프로그램과 오후 8시까지 아이를 마음 놓고 학교에 맡길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알찬 프로그램은 고사하고 운영 시간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6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늘봄학교를 기존 방과후와 돌봄(1~5시)을 통합·개선하고 오후 8시까지 운영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돌봄교실 교사들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당장은 늘봄학교가 미술·체육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된다 하더라도 금명간 돌봄교실과 통합·개선될텐데 본인들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쯤되니 돌봄교실 이용 기준을 낮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될 일을 정부가 지나치게 성과에 연연해 학교 현장에 혼선을 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돌봄교실과 늘봄학교는 이용자 입장에서 볼 때 이용자격 유무 외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혼란만 가중됐다. 오죽하면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최근 ‘늘봄이란 무엇이며…’라는 보고서까지 냈다.
대학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지만 모든 지역이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학교 밖 교육은 이미 서울시가 키움센터 등을 통해 잘 운영하고 있다. 2004년 도입해 20년간 갈고 닦은 돌봄교실을 두고 늘봄학교를 도입하는 데 드는 공력과 비용이 과연 그만한 값어치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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