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면 이긴다' 이주호 발언논란…정부 "의정소통 강조한 것"
'의사가 적이냐' 질타도…교육부 "발언 취지와 전혀 달라" 해명
"'9월이 의정 간 신뢰 회복할 골든타임'…의대교육 선진화 등 위해 최선"
정부가 여당 연찬회 자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의료개혁 관련 발언('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이 논란이 되자, "의사를 상대로 한 말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오히려 의료계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의료개혁을 매듭지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는 해명이다.
교육부는 31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29일 국민의힘 연찬회를 계기로 열린 당정 간 비공개 토론회 관련 보도들을 두고 "이 부총리의 토론 일부 내용이 전체 발언의 취지와 전혀 다르게 알려져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당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에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이 부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해 의료개혁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후 1시간여 동안 의원들과 의·정 갈등 해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는데, 여기서 나온 이 부총리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여당 측이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 장기화, 의대생 유급에 따른 의과교육 파행 등을 들어 정부의 대책을 따져 묻자, 이 과정에서 이 부총리가 "6개월만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에 대해 "의사가 싸움 대상이냐"는 의원의 반박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리가 이 같은 지적을 받고 사과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교육부는 "(이 부총리의) '이긴다'는 표현은 의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그 반대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의료개혁 추진에 따른 힘든 과정을 극복하자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가 의료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예산 확보와 제도 마련으로 실행 의지를 명확하게 보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의료계와 소통하고 설득해 나간다면 분위기를 전환하여 의료개혁을 완수해 나갈 수 있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특히 9월이 의정 간 신뢰를 회복할 '골든타임'이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역설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 부총리가 비공개 토론회에서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의정 간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소통과 대화'였다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과거부터 진행돼왔던 의료개혁 추진과정에서 의료계와 정부 간에 쌓인 불신의 벽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서이초에서 발생한 가슴 아픈 일 이후 매주 차담회를 이어가며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교육계 신뢰를 회복한 교훈과 같이, (이 부총리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의 소통과 신뢰 구축이 최우선이라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양한 해결방안을 논의하고자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의 일부 단어가 전체 맥락과 취지가 고려되지 않고 확산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로 인해 의료계와 정부, 국회 간의 신뢰와 협조가 저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어 "정부는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해 의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학생 복귀를 위한 지속적인 소통 노력, 의대교육 선진화를 위한 재정 지원 등 여건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에도 의정 소통과 당정 논의, 국회화의 협력을 통해 의료개혁에 적극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 2월 의대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반년 넘게 출구를 찾지 못하자 의료개혁을 둘러싼 당정 간 시각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여당 의원들도 전반적으로 의대정원 증원, 의료개혁은 (정부안대로) 가야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생각"이라면서도 당장의 개혁 과정에서 누군가가 진료 차질로 숨질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져야 되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현재 우리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불편함에 대한 대책을 빨리 강구해야 되는 게 맞다는 (일부 의원의) 말씀에 굉장히 많은 동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누가 말씀하셨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우리가 버티면 이길 수 있다'는 표현을 하셔서 여당 의원(들)이 질책을 많이 하셨다"며 이 부총리를 에둘러 지적했다. 또한 "의사들도 코로나 때 누구보다 최전선에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희생해 오셨던 분들인데, '지금 (의사랑) 싸우는 게 아니지 않냐'(는 취지)"라며 "(의원들이) 정부가 전공의들도 돌아올 수 있게 더 소통하고 찾아가라고 많이 주문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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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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