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25년 OTT 트렌드 전망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2024. 8. 3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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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미디어 이슈]

[미디어오늘 유건식 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

▲ OTT 플랫폼. 사진=미디어오늘 자료 사진

국내에서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OTT가 크게 회자가 된 시기는 넷플릭스가 <킹덤>을 공개한 2019년 초이다. 이후 매년 OTT는 많은 이슈를 노출하면서 미디어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상품이나 산업이 일정 기간을 거치면 대부분 안정이 되는데 OTT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새로운 이슈들이 끊임없이 떠오르고 있다. 그 이유는 OTT는 영상 미디어 시장의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10월이 되면 다음 연도의 트렌드 관련 책들이 쏟아진다. 대표적인 예가 <트렌드 코리아>, <라이프 트렌드>, <트렌드 모니터> 등이다. 10월에 책이 나오려면 원고는 벌써 다 정리가 되었을 것이다. 필자의 주도로 2023년부터 발간하는 <OTT 트렌드 2025>도 막바지 원고 작업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중한 공간을 마련해 준 미디어오늘의 첫 칼럼으로 2025년 OTT 트렌드 전망으로 시작하는 것은 독자에게 일찍 2025년의 트렌드를 알린다는 데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2025년 OTT 트렌드로 다섯 가지만 정리하면, 첫째 OTT 플랫폼은 가입자 규모의 확대에서 수익성을 중시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다. OTT 시장의 가장 큰 흐름이자 전체의 맥은 모든 OTT 서비스들이 지난해부터 수익성 확대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2025년도 이와 맥을 같이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요금 인상, 광고 확대, 구조조정, M&A 등이 지속될 것이다.

둘째, OTT 기업들이 독자 생존에서 공존하는 모습으로 합종연횡할 것이다. 미디어 기업들은 넷플릭스의 성공을 보면서 각자 별도의 OTT 플랫폼을 만들었고, 각자의 콘텐츠를 독점으로 공급하거나 오리지널을 만들면서 독자 생존의 모델을 갖추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공존의 형태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출범 초기부터 <사우스 파크>를 HBO 맥스에 유통하고, <옐로스톤>은 피콕에 판매하였다. HBO 맥스의 일부 콘텐츠를 로쿠나 폭스의 FAST 채널 투비(Tubi)에 재판매하였고, 라이온스게이트는 스튜디오 사업과 스타즈 스트리밍 서비스를 분리하였다.

디즈니는 2023년 2월 초 디즈니+의 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타사에 콘텐츠를 공급판매하는 것을 논의한 이후 전략을 변화했다. 미국의 케이블 TV 차터(Charter)는 2024년 5월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계약을 맺고 가장 인기 있는 스펙트럼 유료TV 번들에 추가 비용을 받지 않고 광고 기반의 파라마운트+를 추가하기로 했다.

구글은 넷플릭스의 <에밀리 파리를 가다 4>의 후원사가 되어 구글 렌즈로 에밀리의 의상을 촬영하여 온라인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2025년에도 미디어 기업간의 협력이나 OTT의 쌍방향성을 활용한 다양한 콜라보(협력)가 활성화할 것이다.

셋째, 미디어 기업들이 넷플릭스를 적에서 동지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는 앞의 독자 생존에서 공존과 맥을 같이 한다. 그동안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를 적으로 여겨 대응해왔다. 그래서 넷플릭스에 공급하던 콘텐츠를 끊고 자신의 플랫폼에서만 독점으로 서비스했다. 그러나 이제는 넷플릭스라는 존재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넷플릭스

넷플릭스와 경쟁하던 미디어 기업들이 새로운 전략을 짜게 된 이유는 수백억 달러를 들여 구독 기반 스트리머를 위한 프로그램을 늘리려던 거대 미디어 기업들은 이 벤처의 성장 잠재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NBC유니버설, 디즈니 등이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국내에서도 지상파 방송사와 웨이브의 콘텐츠 독점이 끝나는 시점에 넷플릭스가 적극적인 콘텐츠 구애를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콘텐츠를 제작하여 광고나 해외 판매를 통해 투자 비용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넷플릭스와 협력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다.

넷째, 구독에서 광고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한동안 광고 없는 넷플릭스의 구독 모델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꼽혔었다. 넷플릭스도 이를 강조하면서 구독자를 끌어모았고, 이용자도 여기에 호응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만에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OTT 서비스가 포화상태가 되면서 넷플릭스를 포함 디즈니+, 티빙도 광고 모델을 출시했다.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가 효율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베이직 요금제를 없애고 광고 요금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심지어 광고 단가를 50%로 낮추어 더 많은 광고주를 유인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넷플릭스로 광고 시장의 쏠림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웨이브도 결국 광고모델을 출시할 것이고, 국내에서는 큰 반향이 없는 FAST의 시장도 점차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 넷플릭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왼쪽)와 '킹덤' 포스터

다섯째, 드라마에서 스포츠에 관심을 더 기울일 것이다. OTT 지형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콘텐츠를 선택하라면 글로벌에서는 2013년 방송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하우스 오브 카드>를 꼽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2019년 방송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이 해당될 것이다. 두 드라마는 그만큼 OTT 지형의 판도를 바꾼 콘텐츠이다. 드라마는 영화보다 더 투자 대비 효과가 크고 영향력이 오래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OTT 산업에서는 오리지널은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 주된 콘텐츠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드라마 제작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지만 제작된 콘텐츠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보다 안정적인 스포츠 콘텐츠에 눈을 돌리고 있다.

OTT 시장은 2025년에도 많은 이슈들이 일어날 것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된다면 합병 조건에 따라 OTT 지형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현재 콘텐츠 제작의 과도한 비용과 OTT를 아우르는 제도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보인다. 남은 2024년 동안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건강한 OTT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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